지난 2010년 1월 취임한 양산향교 류득원 전교는 전통 계승은 물론 지역사회의 정신 문화를 바로 세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쳤다. 특히 인문학 강좌 개설과 유림 기본소양교육 등으로 ‘전통과 현대의 융화’와 ‘교육 통한 인식개선’에 앞장서 왔다. 이달 말까지 임기를 남기고 있는 류득원 전교를 만나 소회를 들어보았다.
▶ 이임 소감을 부탁드린다. ⓒ
흔히 향교는 나이 많은 어르신이나 양반들이 모여서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는 곳, 그래서 일반인들은 선비와 양반들만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곳은 시민을 대상으로 정신문화 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특히 공교육을 일선 학교에서 맡고 있는 만큼 양산향교는 공교육이 소홀히 하는 정신문화 교육이나 도덕성 회복을 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인성교육은 어떤 것들이 있나.
유교 경전을 배울 수 있는 인문학 강좌를 비롯해 서예, 다도, 중국어 강좌가 매주 열린다. 또한 이달부터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전통예절체험반을 운영한다. 방학 때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성교육도 해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현장 체험학습도 진행한다.
안동 하회마을과 퇴계서원, 독립기념관 등을 함께 돌아보는 체험학습은 청소년들의 국가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 또 전통예절의 중요성을 알려야 하는 유림들은 성균관에서 전통예절이나 강사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 다양한 사업 활동 중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강좌는 활성화돼 있다. 하지만 평일 낮에 열리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들을 수 없다. 그래서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직장인들이 들을 수 있는 강좌를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의 말씀만큼 좋은 말씀이 없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리판단을 해야 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직장인 대상 강좌를 열려면 예산 확보 문제도 있겠지만 시민들의 요구가 중요하다. 어렵게 예산을 확보해 수업을 개설해놨는데, 학생들이 없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따라야 할 것이다.
▶ 시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얽히면 이웃도, 형제도 쳐다보지 않게 되는 이유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우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나’밖에 없다. 공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에게 ‘이 공이 누구 것이냐’ 물었을 때 예전엔 ‘우리 것’이라 답한다면 지금은 오로지 ‘내 것’이라 답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을 집안에서만 키우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게 밖에서 키워야 한다. 그래야 내 잘못도 인정하고, 상대 잘못도 지적할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왕따, 학교 폭력 등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특히 젊은 부모일수록 향교에서 고전을 배우고 전통문화를 익혀나간다면 자녀의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