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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60대 아줌마
오피니언

60대 아줌마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10/30 13:26 수정 2012.10.30 01:27




↑↑ 김현수
영산대학교 일어학과 교수
얼마 전 우연히 수영장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우리 반에는 60대 아줌마만 많아” 처음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흘려 들었지만, 뭔가 어색한 느낌이 계속 났다. ‘60대 아줌마’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뭔가 어색했다. 뭘까?
‘60대 아줌마’ 그렇다. 60대라는 말과 아줌마라는 말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60세라는 나이는 환갑이라는 행사를 하는 나이이고, 이미 정년퇴직을 하여, 노후생활을 시작한 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환갑을 치르는 것은 장수를 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였고 그런 60세는 은퇴하여 노인으로서의 생활을 한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60세 아줌마라니 60세라면 할머니 아닌가?

하지만 사실은 지금의 60대는 충분히 아줌마라고 불릴 만하고 오히려 할머니라고 부르면 어색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요즘의 60대는 어떠한가? 더 이상 60대는 노인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젊고 너무나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

예전에 초등학생이 그리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그림은 이마에 주름이 들어가 있고, 머리는 백발에 허리가 굽으셔서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그런 그림이었겠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의 머릿속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전혀 다른 이미지임에 틀림이 없다. 더 이상 60대는 은퇴하여 저물어가기만 하는 그런 노인이 아닌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의하면 2010년의 우리나라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1.4%이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총인구의 구성비의 7% 이상이 되면 고령화 사회라고 하고, 14% 이상이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 하는데,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의 막바지에 도달해 있고, 2017년이면 고령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시작되고, 2026년이면 고령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에 비해 사회의 시스템은 그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공무원의 정년퇴직 연령이 60세로 바뀌는 등 부분적인 변화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반적인 직장의 정년퇴직은 55세인 곳도 많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의 평균 정년퇴직 나이는 57.3세라고 한다. 

2005년에 이미 인구의 20%가 65세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이웃 일본에서도 정년의 65세 연장, 정년폐지 등의 여러 가지 안을 내어놓고는 있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미 한국 국민의 평균수명은 2012년도 현재 80세이고, 20년 후에는 90세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는 결국 노인부양의 부담으로 연결되는데, 지난해에는 생산연령 인구(청장년) 10.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되었고, 2040년께에는 생산연령 인구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된다는 큰 부담이 예상된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인구의 고령화뿐만이 아니다. 수영장에서 힘차게 헤엄치는 60대를 자연스럽게 아줌마라 부르는 것과 같이 우리들의 60세 이상의 노년인구에 대한 인식이 이미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고, 그 노년인구의 건강상태 및 활동능력도 크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점점 60대를 노인이라고 보지 않게 되었고, 이미 60대의 건강상태와 활동능력도 과거의 60대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고령화 사회, 고령 사회를 맞이하는 우리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노인이 더 젊어지고 경제활동 능력을 더 오랫동안 갖게 된다면, 이는 다가오는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60대가 되어도 건강해야 하며, 경제활동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앞에서 이야기한 ‘60대 아줌마’는 상당히 밝은 미래,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일면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누구나 노인이 되어 간다. 다만, 보다 젊고 보다 능력 있는 노인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젊은 시절부터 건강을 챙기고, 노후를 위한 능력을 쌓아가는 것이 우리들 개개인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를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60대 아줌마 아저씨, 아니 70대 아줌마 아저씨가 되기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 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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