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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은 7시간 시차 적응 필요
루프트한자항공으로 인천을 거쳐 뮌헨공항에 도착했다.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추크슈비체 등반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정보에 다소 심적부담을 안고 갔는데 현지가이드는 등반기간 내내 괜찮은 날씨가 지속될거라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뮌헨에서 등산기점이 되는 가미쉬파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까지는 남쪽으로 90km 정도 떨어져 있다. 가마쉬파텐키르헨은 가미쉬와 파르텐키르헨 두 도시를 합친 이름이다.
뮌헨에서 열차를 타고 1시간 30분을 달린 뒤 우린 가미쉬파텐키르헨역에 도착해 곧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인 도린토호텔로 향했다. 밤기차를 타고 가는 바람에 주변 풍광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호텔로 들어서니 별장 같은 분위기가 아늑하고 낭만적이다.
우리나라와 시차가 7시간 정도 나는 곳이라 시차적응도 할 겸 트레킹에 나섰다. 처음 찾아간 곳은 파트나클람이라고 하는 협곡인데 길이가 700m 정도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가 했더니 바로 협곡을 만났다. 기암절벽 사이로 요란하게 흐르는 우유빛 빙하수의 무시무시함이 할말을 잃게 만든다.
자연이 주는 감동이다. 파트나클람협곡지대를 빠져나가니 그림같은 초원지대 알프스피체로 가는 길이 보인다. 약간 싸늘한 날씨 속에 숲속길을 지그재그로 오르다보니 활엽수생목과 고목에 말발굽버섯이 계단처럼 붙어 있다. 고대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가 상처에 뜸을 뜨는데 이 버섯을 사용했다고 전한다. 오늘날에는 위궤양, 만성간염, 만성기관지염, 항암작용에 좋다고 세상에 많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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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중턱에 만년설이 녹아내린 호수, 아이브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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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정도를 올라서니 크로이츠에크다. 탁 트인 시야에 추크슈비체와 알프스피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알프스전망대라는 오스타팰더코프(Osterfelderkopf 2천50m)까지 가야하는데 시간이 빠듯하다. 서둘러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절벽위에 세워진 전망대는 발 아래가 훤히 보이도록 아찔하게 만들어 놓았다. 50대 아줌마대원 김미순씨는 아래를 쳐다보다가 기겁을 한다. 독일 알프스의 전망대에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등 4개국의 장대한 풍경의 파노라마를 감상하고 산장인 크로이츠에크(Kreuzeck)까지 내려왔다. 이곳 산장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추크슈비체를 오를 계획이다. 크로이츠에크는 산장치고는 시설이 아늑하고 난방에 샤워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괜찮은 편이다.
크로이츠에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산장에서 빵과 치즈로 간단한 아침요기를 하고 가미쉬파텐키르헨 반호프로 이동했다. 우리는 그곳에서 다시 추크슈비체로 올라가는 톱니바퀴 등산열차를 타고 추크슈비체플라토(2천600m)까지 올라갔다. 산중턱에 호수가 보이는데 만년설이 녹아내린 호수로 ‘아이브제’라고 하는 유명한 하이킹코스다.
산중턱 호수는 유명한 하이킹코스
추크슈비체플라토에서 정상까지는 3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눈이 많이 쌓여서 워킹은 금지돼 있었다. 아줌마원정대원들은 힘든 고생을 안하겠구나하는 생각이 있지만 난 못마땅하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산행을 금지시켜 놓았는데 고집을 부릴 수도 없다. 존알핀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정상 가까이 올라가는 빙하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존알핀레스토랑은 뷔페식으로 음식이 푸짐하다. 메인메뉴부터 주류까지 가격도 싸고 맛도 있다.
빙하케이블카를 타고 빙하가든에 도착했다. 금색으로 된 정상 기둥이 코앞이다. 몇분이면 갈 수 있는데 이곳에도 위험하다고 금지를 시켜놓았다. 정상에서 아줌마원정대 깃발을 펄럭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모든 분들이 이곳을 정상으로 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르덴팰스지역의 보석’이라는 알프스 봉우리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경험해 보라는 트레킹피크로 보인다. 추크슈비체 등반을 마치고 가미쉬파텐키르헨으로 내려와 하루를 쉰 다음 짐을 챙겨 환상적인 왕궁이 있는 바이에른주의 명품도시 퓌센(Fussen)으로 발길을 옮겼다.
퓌센은 오스트리아 접경지역으로 우리나라 경주와 같은 역사적인 도시다. 바이에른의 ‘동화의 왕’ 루드비히 2세는 그의 어린 시절을 보낸 호휀슈반가우 성의 바로 옆에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중세 양식으로 건립하였다. 1886년 슈타른베르거 호수로 보내져 의문의 죽임을 당했지만 이 성은 독일의 가장 유명한 역사적인 건축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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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크슈비체 정상을 배경으로 환호하는 아줌마원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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퓌센의 또다른 명소인 테겔베르그(Tegelberg 1천730m)를 향해 천길 낭떠러지의 협곡에 만들어진 마리엔다리를 건너갔다. 왼쪽으로 절벽을 끼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치는데 숨이 턱턱막힌다. 시야가 탁 트인 바람언덕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보니 호수와 2개의 성이 어울려 아름다운 작품으로 다가온다. 그림같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다음날은 로맨틱 가도를 달려보기로 했다. 중부독일의 마인강에서 시작되어 남부독일의 알프스산맥까지 이어지는 자연, 문화, 환경의 3박자를 두루 갖춘 로만틱가도(독일어로 로만티쉐슈트라쎄)는 총연장 440㎞로 모차르트음악제와 와인농장으로 유명한 도시 뷔르쯔부르크에서 출발한다.
독일의 풍부한 역사, 예술, 문화를 접하면서 바이에른의 알프스 산기슭인 퓌센까지 달리는 자전거여행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원정대는 로맨틱 가도의 일부분인 포르겐제 호숫가를 달렸다. 호수 한 바퀴를 돌아보는데 독일사람 기준으로 3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기차역 앞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호숫가를 달리는데 독일의 명차가 다 지나간다. 표고 800~1천200m의 퓌센은 바이에른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2천년에 걸친 역사의 예술품과 기념궁전, 그리고 수도원이 있는 중심부는 중세 후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지방정부 지원으로 만든 인공암벽장
퓌센관광협회에서 안내한 알고이퓌센이라는 인공암벽장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지방정부 지원으로 국제경기를 실내에서도 할수있게끔 15m 높이의 전천후 클라이밍월을 만들어 놓았다. 회의실도 갖추고 있으며 각종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자료도 많이 비치하고 있었다.
알고이퓌센에서 이틀을 보내고 다시 찾아간 곳은 독일의 명소인 아이브링의 ‘텔마’라는 온천지구다. 하루에 400~500명이 넘게 이곳을 찾아와 온천과 수영을 즐기고 간다고 한다.
독일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역시 맥주체험이다. 독일은 지방마다 우리나라 막걸리처럼 양조장이 있다 맛도 다 틀린다. 뮌헨국제공항에 ‘에어브레이’라는 양조장이 있다. 바이저맥주, 라델나맥주, 그리고 술 못 마시는 사람들을 위해 알콜프리 맥주까지 다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