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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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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 색깔까지 넣었다. 김인후(金麟厚)가 유배지에서 눈물을 읊고 있는데 ‘석양에 붉게 물든 눈물 아까워서 못 떨어뜨리겠네’ 했으니 붉은 눈물이요, 감정이 결핍된 눈물을 하얀 눈물이라 했다.
억제가 심했던 옛 어머니들은 눈물 없이 못 살았다. 음식의 간(鹽度)을 볼 때 기억해두었던 눈물 맛의 간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생활의 지혜였다. ‘눈물 서 말 흘리지 않고 음식 맛 제대로 못 낸다’는 속담마저 있었다.
셰익스피어는 희곡에서 위선적인 행동, 거짓 눈물이라는 뜻으로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을 썼다. 비가 와야 무지개가 생기듯 눈물이 흘러야 그 영혼에도 아름다운 무지개가 생겨난다.
연암 박지원은 ‘영웅과 미인은 눈물이 많다’고 했다. 격려, 위로의 말 또는 작은 정성에 참다운 사람, 인격적인 사람이 많이 흘리는 신뢰의 눈물, 불쌍히 여기어 돕고 싶은 마음, 같은 처지에 공감, 가족을 위하는 마음, 사랑의 감격으로 흘리는 연민의 눈물, 자신의 잘못이나 죄를 뉘우치는 회개의 눈물, 눈물은 많이 흘릴수록 자신이 정화되고, 세상이 따뜻하게 되며 영혼이 맑아진다.
눈물에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묘한 매력을 지닌 것이 눈물이다. 눈물 속에는 항거할 수 없는 설득력이 들어 있다. 눈물에는 진실, 감동, 호소, 사랑이 담겨 있다. 눈물에는 우리 인생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어떤 힘이 있는 것이다.
최근 대선 후보들의 눈물이 신문 지면에 자주 등장한다. 정치권에서는 한때 “눈물 한 방울이 요란한 공약 100개보다 낫다”는 말이 유행했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양윤 교수는 “유권자들은 이성적인 면만 드러나는 후보를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어서 미국 대선 주자들도 독립영웅이나 전쟁영웅과 관련된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눈물은 진정성을 알리는 수단이면서 너무 잦으면 독(毒)이 될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194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10주년 행사에서 백범 김구 선생이 손기정 선수에게 고백한 말이다.
“난 자네 때문에 세 번 울었네. 일장기를 달고 시상대에서 고개 숙이고 서있는 모습을 보며 울었지. 또 한 번은 자네가 필리핀 상륙작전에 참가했다가 사망했다는 오보를 듣고 울었지. 마지막으로 독립이 안 됐으면 이 장한 기록이 묻혀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감격에서 울었다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36년 통한의 역사 앞에 세 번 울었다는 김구 선생의 눈물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진정한 애국의 눈물에 백성들은 목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