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증을 달아야만 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 학교 주변에 CCTV를 확대한다. 학부모에게 자녀 등ㆍ하교 시간을 문자로 알려준다. 배움터 지킴이를 배치하고 경비실을 설치한다….
아동성폭행 사건을 비롯해 흉기를 든 정신질환 10대가 교실에 난입해 아이들이 부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하고, 학교 운동장에서 조폭들이 집단난투극까지 벌이자 학교안전강화를 위한 대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번에는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기 위해 출입증 패용을 의무화하는 조치가 나왔다. 하지만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오는 구태의연한 방안도 적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보호 및 학교안전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3월부터 학교의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기 위해 주민ㆍ학부모 등을 포함한 외부인은 학교가 내어준 출입증을 달아야 교내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출입증 없이 운동장이나 건물 주변을 배회하는 사람은 적발 즉시 쫓겨나게 된다. 교사ㆍ직원ㆍ학생도 교직원증과 학생증 부착이 의무화된다.
교과부, 내년부터 학교 출입증 의무화
일부 “법적 제재조치 없으면 유명무실”
이에 대해 양산지역 학부모와 교육관계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 방문 출입증 패용이 시행되는 내년부터 학부모 등 학교 방문객들이 꾸준히 민원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학교에서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제재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 정책은 유명무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자주는 아니지만 학기 초라든지 학교 행사 등 1년에 두세 차례 학교를 방문하는데 그 때마다 일일이 신분증이나 명찰을 다는 건 학교나 방문객 모두 불편할 것 같다”며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안전해진다면 충분히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움터지킴이, 경비실 설치 등 다양
교육청 “시민들의 협조와 관심 필요”
양산지역 역시 학교안전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생활지도 보조업무를 담당하는 배움터지킴이는 2009년부터 연차적으로 대상 학교를 늘려 현재는 화제초, 원동초, 원동중, 경남외고를 제외한 54개교에 모두 배치돼 있다. 학교 CCTV는 초등학교 356대, 중학교 172대, 고등학교 268대, 특수학교 12대 등 양산지역 전 초ㆍ중ㆍ고교 주변에 모두 808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또한 2010년 학생안전강화 시범학교로 양산초ㆍ양주초ㆍ삼성초ㆍ어곡초ㆍ중부초ㆍ신양초ㆍ오봉초ㆍ서남초ㆍ상북초ㆍ소토초ㆍ평산초ㆍ서창초ㆍ백동초 등 13개 초등학교가 선정돼 경비실과 자동개폐 출입문이 설치, 운영 중에 있다.
이에 대해 한 고등학교 교사는 “얼마 전까지 학교를 지역공동체 공간으로 만든다며 학교 담장허물기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는데 이제는 학교 문턱을 다시 높이고 있다”며 “잇단 강력범죄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방안이지만 학교가 점점 요새화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양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몇몇 사건으로 인해 학교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늘어만 가고 있다”며 “사회변화에 따라 새로운 정책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만큼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