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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시] 그림자
사회

[초대 시] 그림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11/13 10:05 수정 2012.11.13 10:22
2012 전국 충렬공 박제상 추모 백일장 <중학생부 운문> 장원 작품




 
↑↑ 김예진
양산여자중학교 2학년
 
지난한 여름 한 철도 덧없이 졌더랬다

못다 아문 것들 섧게 흐드러졌고

오랜 날 흘러 흘러 다시,

울음 맺힌 가을이었다

죽은 언니의 무덤 곁,

채 맺지 못한 봉오리 애처롭다.

사십구재 무렵 봉분 언저리엔

뭣도 피어나지 않았고 의식 아뜩했다

가을 무렵, 형언 못할 고통 아려

제 생(生) 끊어 냈더라던 언니.

이젠 넋마저 이토록 고즈넉하다

스스로 저버린 생, 죗값 달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고 나 다만 그 세상에도

인정 있길 하릴없이 빌었다

부질없는 바람 한 줌 풀포기로 피었을는지

뽑아내던 아린 손 끝 너머

저물녘 그림자 짙다

그리움에 베갯잇 젖어들던 지난밤들

한량없는 목숨 값으로 드리웠나

생전 아끼던 것들 내려놓고

홀로 돌아오던 길,

다시, 눈시울 아래로 그림자 짙게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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