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사람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우리 이웃 이야기- 북부동 윤혜경 씨
분식집 아주머니에서 시낭송가로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2/11/13 13:31 수정 2012.11.13 01:31
삽량문화축전 시낭송대회 참가 계기

전국 곳곳 대회 참가해 잇달아 수상



시낭송을 정식으로 교육받지 않은 일반인이 각종 시낭송 대회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북부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윤혜경(44) 씨다.

윤 씨는 지난달 20일 아시아서석문학사 주최로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4회 빛고을전국시낭송경연대회’에서 정일근 시인의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을 낭송하며 은상을 거머쥐었다.

앞서 윤 씨는 지난해 10월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전국육사시낭송대회’에서 장려상을, 올해 5월 ‘제1회 청록파와 함께 전국시낭송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평범한 분식집 주인인 윤 씨가 시낭송에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해 삽량문화축전에서다.

삽량문화축전을 앞두고 신문을 통해 (사)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지부장 김동현)가 시낭송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한 윤 씨는 평소 시를 즐겨 읽었던 터라 경험을 해본다는 마음으로 낭송대회에 참가했다.

큰 기대 없이 출전한 첫 대회의 결과는 뜻밖이었다. ‘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윤 씨는 “일을 하면서도 시 읽는 것을 좋아해 도전했는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상까지 받아 놀랍고  기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삽량문화축전 시낭송대회를 계기로 낭송 분야에 몸을 담그면서 윤 씨의 일상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바쁜 가게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시를 읽고 외우며 낭송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해나갔다. 끈기와 노력으로 지역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에서 낭송 봉사를 꾸준히 펼치고 있다. 

윤 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지역 행사 주최측에서 ‘축시’ 등을 부탁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아직 실력이 부족하지만 요청이 들어오면 열심히 준비해 무대를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를 통한 발전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전국에서 열리는 시낭송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대회마다 특성을 분석하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아마추어’ 낭송가가 아닌 ‘프로’ 낭송가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 씨는 “어떤 대회는 시 낭송 자체에, 또 다른 대회는 극적인 퍼포먼스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등 조금씩 심사 기준이 다르다. 그런 것들을 분석하고 준비하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에 참가하는 다른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낭송 방법은 물론 무대에서 보여주는 세부적인 모습을 배우기도 한다. 낭송이라는 분야를 정식으로 공부한 적이 없는 그이기에 대회 출전은 수상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훌륭한 스승인 셈이다.

어렸을 때부터 성우라는 꿈을 동경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던 터라 뒤늦게 시작한 시낭송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는 윤 씨. 윤 씨의 남은 꿈은 꾸준히 실력을 키워 ‘낭송’을 주제로 지역에서 공연을 여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시를 눈으로 읽는 데는 익숙하지만 ‘낭송’에는 아직 낯설어하는 것 같다. 낭송 문화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양산에서 낭송이 더욱 시민들에게 친근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