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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미국의 사례이지만 이를 허투루 듣지 말아야할 이유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입시와 승진 제도를 많은 부분 벤치마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입시에서 성적이 반영되지 않아 ‘찬밥’ 신세였던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 과목의 중요성이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입시에서 학습 능력 외에 ‘비교과’가 중요해지면서 예체능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본질적인 이유일 것이다.
이처럼 변화하는 대입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학교가 있다. 보광고등학교(교장 손희열)가 음악, 미술, 체육 등의 예체능 과목을 방과후수업으로 대거 개설해 주목받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다양한 꿈을 꾸는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는 보광고를 찾았다.
음악ㆍ미술ㆍ체육 수업을 늘여
학업뿐만 아닌 다양한 꿈 지원
양산학생 특성화고 유출도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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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고등학교는 이같은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했다. 모든 학생들이 똑같이 국ㆍ영ㆍ수를 잘할 수는 없는 법. ‘음악’과 ‘미술’과 ‘체육’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위한 예체능 방과후수업을 대거 개설했다. 학업 성적이 아닌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과목의 방과후수업으로 학생들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손희열 교장은 “공부가 성공의 기준이 되었던 지난 시대와는 다르게, 이제는 예체능과 관련된 다양한 꿈을 꾸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학 역시도 입학사정관제와 특별전형 등을 통해 끼와 재능을 가진 예체능계 인재들을 대거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라며 인문계 고등학교도 다양한 예체능 과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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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계열 대학진학 큰 성과 보여
보광고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과목은 단연 음악이다. 성악, 보컬, 기타, 클라리넷, 트럼펫, 색소폰, 협주 등 다양한 장르의 방과후수업이 이미 지난 2003년부터 개설돼 운영해 오고 있다.
주3회에 걸쳐 음악전공자인 박우진 교사가 직접 지도를 맡고 있다. 또한 기타에 박진, 클라리넷에 홍병희, 색소폰에 박종헌 강사 등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지도에 전문성을 더하고 있다.
박 교사는 양산윈드오케스트라 지휘자이자 양산음악협회 지부장을 역임한 실력자로, 20년간 수많은 음악인 제자들을 배출해 냈다.
음악 특히, 관악 부문에서는 명실공히 전국 최고 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자연히 음악계열 대학진학에도 큰 성과를 보여 부산대와 계명대를 비롯한 우수 음악대학에 모두 56명이 진학키도 했다.
박우진 음악교사는 “방과후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개인별, 파트별, 전체 협주의 3단계를 통해 매기수마다 평가를 실시한다. 그 결과에 따라 학교 홍보 연주자로 뽑혀 각종 음악경연과 축제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며 “이는 음악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좋은 경험이자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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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보광고 관악부는 2004년부터 각종 전국대회를 석권했다. 10년 연속 경남학생학예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개천예술제 전국학생 음악경연대회 대상,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 금ㆍ은상 등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또한 우리나라 최연소 클라리넷 독주회를 개최해 2010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은 조아라 학생을 배출해 내기도 했을 정도다.
체육ㆍ미술 방과후수업도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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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과 미술도 올해부터 방과후수업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체육수업 시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인문계 고교 특성상 정규 수업시간에 체육에 소질이 있는 학생의 능력을 길러 주기란 어려운 상황. 때문에 방과후수업으로 이들의 소질을 계발하고 있다.
서상필 체육교사는 “매년 체육계열 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때문에 정규수업의 평범한 체육활동에서 벗어나 농구, 배구, 축구 등 여러 종목을 심도 있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스포츠 동아리 활성화로 재미와 집중력을 배가시켰다”고 말했다.
미술 역시 주3회에 걸쳐 미술교사가 직접 지도하는 방과후교실이 개설됐다. 기초소묘, 기초색채 등 미술계열 관련 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초수업을 개설해 학년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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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키움 교실’로 적성 찾아줘
모든 학생들에게 균등한 공교육의 기회를 주려는 보광고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부 못하는 아이’,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아이’로 낙인찍힌 학생들에게 적성을 찾아주고 진로를 함께 고민해 주고 있다. ‘꿈 키움 교실’을 통해서.
꿈 키움 교실은 감성, 자신감, 여가 등 세 분야로 나눠 다양한 방과후수업을 개설했다. 기초교과교육은 물론 진로ㆍ직업 상담교실, 발표력 향상, 붓글씨, 난타연주, 한자급수 취득 등 12개 과목이다. 모두가 학생들이 원하고 배우고 싶은 과목을 조사해 개설한 것이다.
손 교장은 “양산지역은 예체능 특성화 고교가 한 곳도 없어 매년 상당수의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인문계고 역시 공교육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더는 소수의 학업우수 학생을 키우는 데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자율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꿈을 가진 학생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활동으로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