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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묵향(默香)에 취한 사람들..
문화

묵향(默香)에 취한 사람들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2/11/20 13:21 수정 2012.11.20 01:21
매요 김정보 선생이 지도하는 ‘천지인 서당’

주말 잊은 정진 결과 서예대전 대거 수상



적막한 공간에서 홀로하는 어려운 한자 공부, 반복되는 긋기 연습….

‘서예’, ‘서실’이라는 단어에서는 고지식한 분위기에 지루해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묵향이 그득한 서실 안에는 배움의 즐거움이 있고 함께 걸어가는 벗이 있다. ‘천지인 서당’의 이야기다.

3년 전 물금읍 범어리 신창아파트 상가에 문을 연 ‘천지인 서당’은 서예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미취학 아동부터 정년 퇴직한 어르신까지 모두가 한 데 어울려 묵향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있다.

어린이들은 기본적인 한자 공부부터 학교에서는 쉽게 배울 수 없는 서예를 배운다. 성인들 역시 여러 서예대전에 출품할 정도로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현재 주민자치센터를 위주로 활성화되어 있는 서예 프로그램은 단기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서예가 어떠한 것인지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의 제약으로 깊이 있게 꾸준히 배우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서예를 깊이 있게 배우려는 이들은 서실을 찾고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문은 열려 있기에 수강생이라면 누구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연습할 수 있다.

천지인 서당에서 서예를 지도하고 있는 매요(梅曜) 김정보 선생은 “수강생들이 모두 필요한 기구들을 갖추고 연습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연습에 매진할 수 있도록 서실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성인 수강생 대부분은 취미로 붓을 잡았지만 각종 서예대전에서 수상할 정도로 실력도 남다르다. 올해 7월에 열린 박제상의 정신을 기리는 관설당서예대전에서는 우수상(1명)과 특선(4명), 입선(2명) 등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수강생 유연 전금옥(59, 남부동) 씨는 “서예는 같이 공부하는 도반과 지도하는 선생님이 중요하다. 그 덕분에 저 역시 지난 관설당서예대전에서 문인화로 ‘특선’을, 한글로 ‘입선’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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