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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의 교육환경, 이대로 좋은가?..
기획/특집

양산의 교육환경, 이대로 좋은가?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2/11/20 13:51 수정 2012.11.20 01:51
공장ㆍ모텔ㆍ골프장… 학습권 빼앗긴 아이들




공장악취와 공해로 교실 창문을 열지 못한다. 위험천만한 통학로 때문에 걸어서는 학교에 갈 수 없다. 학교 뒷산에 대형골프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모텔 10여곳이 성업하는 가운데에 초등학교가 들어선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교육환경이 양산의 현실이다. 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양산시의 교육환경이 무너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공장과 모텔, 골프장에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을 빼앗기고 있는 형국이다. 제동 풀린 양산의 교육환경을 고발한다.


↑↑ 공장으로 인해 악취와 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어곡초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하교하고 있다.
어곡초, 악취 공해에 시달리다


양산에는 창문을 열 수도 없고, 걸어서는 통학할 수조차 없는 초등학교가 있다. 바로 강서동에 위치한 어곡초등학교와 상북면에 있는 소토초등학교다. 이들 학교의 공통점은 공장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다.
어곡초는 올해로 개교 73년을 맞은 전통 있는 학교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학교 인근에 공단이 생기면서 등ㆍ하굣길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악취와 소음 등 각종 환경공해로 학습환경이 크게 악화돼 왔다.
악취가 심한 날에는 학생들이 두통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보기도 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야외수업은 아예 불가능할 정도다.
보다 못한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학교 이전을 건의하고 나서, 지난해 9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학교 이전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국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이전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 공단과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있는 소토초는 현재 교문 앞 까지 공단 진입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학생들의 통학로가 막혀있는 상황이다.
소토초, 걸어서 학교에 갈 수조차 없다


1935년 개교한 소토초등학교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학교가 공단 속에 있는데다 학생들이 통학로로 이용하던 길이 공단 주진입도로가 되면서 학교 주변이 대형 공사장으로 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걸어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학원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학원 차량 시간 때문에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수업은 듣지도 못한다. 형편 때문에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아도 등·하교를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환경도 심각하다. 학교 급식소 바로 옆에 공장이 들어서는가 하면 지금도 학교 후문에 공장이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삼면이 공장에 둘러싸인 소토초는 소음과 악취를 피할 방법이 없다. 더욱이 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 양산나들목이 바로 붙어 있어 왕복 8차선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소음과 분진까지 담을 넘어오고 있다.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은 하루빨리 학교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교육기관은 BTL사업으로 체육관을 증축했기 때문에 2018년까지는 이전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 경남외고 뒷산에 112만㎡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데, 학교옥상에서 골프장이 들어설 부지가 한눈에 보인다.
경남외고, 학교 뒷산에 골프장 들어선다


학교 뒷산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황당한 일도 생겼다. 경남외국어고등학교 뒤편에 112만㎡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8월 경남도로부터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받았고, 예정대로라면 양산지역 7번째 골프장이 오는 2015년께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학교가 골프장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있어 지하수 오염으로 인해 보건ㆍ위생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골프장에서 날아오는 골프공으로 인한 안전문제와 골프공 타격음, 환호소리, 골프장 내장객 증가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남외고는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간이 아닌 야간에도 학생들의 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학교와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만 골프장 건설사업자와 행정기관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골프장 설립을 강행하고 있다.


↑↑ 10여곳의 모텔이 들어서고 있는 신도시 2단계 석산지구에 석산초가 내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모텔과 학교와의 거리는 600~700m에 불과하다.
석산초, 모텔 난립된 곳에서 개교한다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동면 석산리 석산초등학교(가칭)도 문제를 안고 있다. 우후죽순 들어선 모텔로 인해 학교 설립 전부터 주변환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신도시 2단계 석산지구에 현재 4곳의 모텔이 영업 중이다. 또 2개 업소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다 현재 건축허가가 난 곳이 4곳에 달해 모두 10곳의 모텔이 이곳에서 영업할 예정이다. 36학급 규모의 초등 일반학급과 2학급의 유치원으로 개교하는 석산초가 들어설 곳이 바로 여기다.
석산지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학교 교육환경은 물론 주거환경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모텔 난립을 규제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상업지역 내 모텔 허가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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