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사회

이상배가 안내하는 세계의 명산
자연의 대재앙인 화산폭발을 관광자원으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11/27 13:32 수정 2012.11.27 01:33
필리핀 피나투보화산 트레킹과 푸닝 온천






↑↑ 피나투보 화산 꼭대기에 있는 산정호수. 에머랄드 빛으로 빛나는 칼데라 호수다.


7천여개의 크고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필리핀, 사계절이란 개념이 없이 여름도 더운 여름과 따뜻한 여름으로 구분된다. 11월부터 3월까지를 따뜻한 여름으로 보면 된다.

1521년 포르투갈 탐험가 마젤란이 스페인 왕실의 후원을 받아 향료를 찾아 떠난 항해에서 필리핀을 발견했지만 원주민 족장과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었다. 스페인은  이후 무역기지로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식민지화를 서둘러 이후 330년간 통치하게 된다. 지금도 종교나 문화에 이르기까지 스페인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1898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스페인이 필리핀을 미국에 양도하게 되고, 필리핀의 정치 및 행정체계는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영어가 공용어처럼 보급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필리핀은 부산에서 비행기로 4시간 남짓하고 평균기온 28도로 온화한 곳이다. 어학연수도 많이 가지만 관광하기 좋은 나라로 각광받고 있다.


화산폭발 20년 지나 관광지로


1991년 6월 14일. 600년 동안 잠들어있던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했다. 50억톤가량의 용암이 인근 지대를 초토화시시켜 9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금은 아주 적은 인원의 원주민인 아이따이족이 언덕위에 마을을 꾸려 살고 있다. 동아시아 안보를 위해 주둔했던 클락 미공군기지가 화산재 때문에 이곳을 떠나야 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피나투보 화산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서 피나투보 트레킹과 화산온천 등을 통해 필리핀 최고의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켰다. 올해 12월초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부산에서 필리핀 클락 간 아시아나 직항 전세기가 뜨게 되어 답사투어를 다녀오게 되었다.

클락은 화산 폭발로 미공군이 떠나는 바람에 한국인들이 많이 찾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한인타운이 형성됐다. 최근 한국의 골프마니아들이 즐겨찾는 곳이 되었다. 클락에서 가까운 거리에 자연체험코스인 피나투보화산 트레킹을 다녀올 수 있고, 또 30분 거리에 유명한 푸닝온천이 있다. 바닷바람을 쐬고 싶다면 슈빅까지 차량으로 1시간 정도 이동한 후 호핑투어를 할 수도 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클락까지는 2시간가량 걸린다.


↑↑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져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푸닝 온천


70도의 석회질 온천 푸닝


부산에서 저녁 9시께 출발하여 마닐라공항에 도착하니 자정이 넘었다. 내친 김에 미니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앙겔레스(Angeles) 클락 경제특구 내 호텔까지 이동했다. 숙소는 미모사 단지내 몬테비스타 호텔이다. 부산MBC 박 차장과 함께 룸메이트가 되어 여장을 풀게되었다. 부지면적이 여의도의 120배라고 하니 엄청 넓은 곳이다. 클락은 ‘중부 루손 지방의 오락 수도’ 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필리핀투어 둘쨋날, 미모사 단지내에 한식당 비원에서 아침을 먹고나니 일행 중 대부분은 골프장으로 향한다. 골프를 모르는 나는 박 차장과 함께 근처에 유명하다는 푸닝온천을 다녀오기로 했다. 사방바토 지역의 푸닝은 차로 30분 거리다. 푸닝 협곡 입구 원주민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 멋진 오프로드 지프차가 대기하고 있다. 가이드가 운전대를 잡고는 석회질 온천수가 줄줄 흘러내리는 협곡 사이를 정신없이 몰고 올라간다.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중간에 차를 잠깐 세워달라고 하니 절대 안된다고 한다. 차를 세우면 금방 석회질 속에 파묻혀 버린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달리는 차에서 셔터를 눌러본다. 한참을 달리다가 정차한 곳은 푸닝의 마지막 포인트 노천온천지역이다.

수온이 70도가 넘는다고 한다. 온천지구에서 제공하는 옷으로 갈아입고 몸을 담구니 과연 느낌이 다르다. 피로가 싹 풀어지는 듯 하다. 푸닝 온천수는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로 처녀수라고도 부른다. 신경계와 내분비계가 활발히 움직여서 몸의 밸런스를 잡아준다고 한다. 특히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를 날려보내고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여성들에게 아주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돌아오는 길에 클락 옛 미공군기지 주변을 돌아보았다. 군사기지라기 보다는 공원처럼 아늑한 느낌을 준다. 숙소 근처 로하스 호텔의 웰빙스파맛사지도 받아 보았다. 웰빙스파는 수영장과 찜질방까지 갖추고 있어 한국인들이 즐기기엔 안성맞춤이었다.


피나투보 정상의 산정호수


투어 셋쨋날이다. 오늘은 골프팀과 피나투보화산 트레킹팀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트레킹팀은 이곳 클락에서 일찍 출발한다고 새벽 5시반에 일어났다. 피나투보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는 군사작전지역이라 아침 8시전에 게이트를 통과해야한다. 클락에서 피나투보 게이트까지는 차량으로 1시간가량 걸린다고 했는데 클락지역도 아침엔 출근길이라서 그런지 정체가 심하다.
 
피나투보 게이트에 도착하니 이곳에도 오프로드 지프차가 관광객들을 위해 대기해있다. 겉모습을 보니 지프차가 골동품처럼 보인다. 두 대의 지프차에 나눠타고 피나투보화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길이 있는 듯 없는 듯 험로가 이어진다.

계곡이 파헤쳐져 곡예를 하듯 지프차가 안간힘을 다해 요란하게 올라간다. 스릴도 있지만 차량 천정에 몇 번 부딪히고 나니 신경이 예민해진다. 1시간가량을 시달려 너른 공터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걸어서 피나투
보화산까지 올라가야 한다. 2시간 반에서 3시간가량 걸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이 길 또한 쉬운 길은 아니다.

중간에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움막에서 두 번 쉬고 자그마한 언덕에 올라서니 에머랄드빛 칼데라호가 우리들을 반겨준다. 수영을 즐기고 보트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산정호수에서 아름다운 여름을 만끽하는 것으로 힘든 여정이 보상받는 것 같았다.

투어 마지막 날 박차장과 난 수빅으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호핑투어나 색다른 해양스포츠를 체험하고 싶었지만 빠듯한 일정으로 시간이 부족하여 클락에서 머물기로 했다. 그나마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클락지역의 식당과 숙박업소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마닐라로 돌아가는 길은 연휴라 다소 밀렸지만 현지 기사의 재치로 큰 고생 하지 않고 도착했다.

마닐라 공항의 활주로 공사로 인해 새벽 3시로 예정된 이륙 시간이 2시간 연기되었다. 핑양(Pingyang)이라는 선술집 같은 레스토랑에 들르니 새벽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우린 샤브샤브 요리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따뜻한 나라, 흥미진진한 나라, 필리핀은 볼 것도 많고 즐길 것도 많은 곳이다. 조만간에 부산MBC 여행학교에서 전세기를 띄운다고 하니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꼭~한번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 푸닝 온천지구로 가는 길은 석회질 진흙길이라 오프로드 차량도 빠지기 일쑤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