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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전말은 이러하다. 올해 초 여성단체협의회의 새 회장 선출 과정에서 두 후보가 나서면서 각자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자연스럽게 편이 나뉘게 됐다. 그동안 추대에 익숙했던 여성단체협의회는 다소 낯선 경선을 겪으며 여성단체 간, 또 회원 간 오해와 마찰이 시작됐다. 결과는 1표차. 이것이 편가르기의 불씨를 낳았다.
이후 여성단체협의회장 이ㆍ취임식과 여성주간 행사를 비롯해 각종 시정 참여 행사에서 양측의 의견이 갈리면서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이러다 보니 그동안 협의회가 주축이 되어 펼쳐왔던 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일부 회원들은 협의회장의 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급기야 여성단체들이 하나, 둘 협의회를 탈퇴하는 악수를 뒀다. 현재는 10개 회원단체 가운데 4개 단체만 남아 협의회는 그야말로 반토막 나 버렸다.
갈등은 더욱 증폭돼 탈퇴한 단체와 남아있는 단체 간 편가르기가 도를 넘어섰다. 서로의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고춧가루’ 뿌리는 행동까지 서슴치 않았다.
탈퇴한 단체는 협의회 사업에 인원 동원이 안되도록 회원들에게 보이콧 문자를 보내는가 하면, 남아있는 단체는 매년 협의회가 해왔던 사업에 조차 인원이 없다는 핑계로 참여를 하지 않는 행태를 보였다. 심지어 일부 여성단체들은 ‘여성사회단체’라는 새로운 협의회를 만들어 보란 듯이 공식적인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양산은 여성친화도시다. 어디 그 뿐인가. 얼마 전 양산시가 가족친화인증기관으로 선정됐고, 현재 시의회에서는 성평등조례 제정이 한창이다. 양산시가 어느 때보다도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의 입장이나 정책에 반하는 여성단체에게 불이익을 주고 배척하는 행동을 보여 왔던 게 사실이다. 이는 여성단체들의 갈등을 오히려 부추긴 결과를 낳았다. 어떤 이는 여성단체 간 진흙탕 싸움의 원인제공자가 양산시라는 얘기까지 하고 있는 마당이다.
양산지역 여성단체들의 부끄러운 행보, 이제 멈출 때가 됐다. 그동안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다하면서도 남성들의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에 여성들 스스로 안타까워하지 않았던가.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비아냥거림을 계속 듣고만 있을 것인가. 시 역시 방조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