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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호 시인, 수필가, 사진작가 2010 가오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회원 시집 <혼자 밥상을 받는 것은 슬픈 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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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이 앞을 가려 답답하다고
매일매일 투덜거리며
세월이 빨리가기를 원했습니다
거칠 것 없는 심호흡으로
넓은 하늘 마음껏 품으려고
봄부터 가을까지 겨울을 꿈꾸다보니
찬바람이 어깨를 흔들었습니다
창백한 햇살은 눈부셨고
앞을 가렸던 형들은
어느덧 다 찢겨져
내 앞은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이젠 내 세상이라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마음껏 숨을 들이켰습니다, 그런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찬바람이 시퍼런 칼날처럼
폐부 깊숙한 곳을 후벼댔습니다
너무 추웠습니다
정말 무서웠습니다
숨을 곳 하나 없었습니다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형들이 다 떠나면
세상이 전부 내 것인 줄 알았는데
혼자서는 외롭고
많이 가져도 적다는 것을
오들오들 떨고 있는 내 등뒤로
새해 1월이 웃으며 서있습니다.
- 유영호 시인(2010 가오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