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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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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1/08 11:45 수정 2013.01.23 10:44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1865년 겨울의 어느 날 영국 사우스 웨일즈 언덕에서 한 여인이 태어난 지 20개월도 되지 않은 갓난아이를 안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

강풍과 눈보라로 앞을 분간할 수가 없어 절망에 빠진 여인은 어둠 속에서 절규한다. 사력을 다해 도움의 손길을 찾지만 여인의 함성은 강한 바람과 하얗게 내려앉은 눈발에 묻히고 말았다.

눈보라가 그치고 사람들이 구조에 나섰으나 이미 여인의 몸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신을 수습하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여인은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그녀가 꼭 안고 있는 천을 헤쳐보자 갓난아기가 조금씩 몸을 뒤틀고 있는 게 아닌가! 어머니는 목숨을 잃었지만, 아이는 살아났다.

아이는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죽음을 맞이했는지를 들으며 자랐다. 비록 평생 부모가 없이 살았지만, 가슴 속에 뜨거운 사랑을 받은 기억이 있는 아이는 다른 사람을 쉽게 믿었고 배신하지 않았으며 천진난만하게 웃곤 했다.

그는 자신을 위해 생명을 버린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하며, 독학으로 변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영국 사회보장제도의 기초를 확립시켰다. 자신이 받은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그대로 나눠준 것이다.

51년이 지난 1916년에 영국의 제 53대 수상이 된 이 아이의 이름은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David Lloyd George, 1916~1922)다. 사랑받은 기억 때문에 인생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었다. 결국 그의 어머니가 그 추운 겨울 벗어준 옷은 그저 단순한 희생이 아닌 사랑의 교육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아이를 위해 책 한 줄 읽어준 적도 없었다. 그저 뜨거운 사랑을 전했을 뿐이다. 자신의 몸이 얼어가는 것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며 그저 희생한 게 아니라, 아이를 살릴 수 있어 행복한 웃음을 짓는 사랑을 한 것이다.

그가 남긴 유명한 명언 “크게 한 걸음 내디뎌야 하는 순간, 두려움에 떨지 말라. 작은 두 걸음으로는 협곡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했다.

엄동설한의 추위를 느끼면서 그 추위를 이기게 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잊을 수 없다. 가슴속에 뜨거운 사랑을 받은 기억이 모든 상처와 역경을 이기게 한 힘이 되었다. 역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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