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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특별기고] 네(남의) 고장 학교 보내기..
오피니언

[특별기고] 네(남의) 고장 학교 보내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1/08 13:37 수정 2013.01.23 10:54





 
↑↑ 김동현
문학박사, 양산문인협회
 
양산시는 작년, 교육 분야 예산을 시 자체 수입의 5%인 113억원을 편성하여 교육 행정을 펼쳐왔다. 이는 나동연 시장이 공약한 ‘교육이 강한 도시 만들기’를 적어도 예산상 이행한 것이며, 양산시가 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작년 6명이던 서울대 합격생이 올해는 수시에서만 10명의 학생이 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양산지역 교육 수준이 상당히 향상되었다는, 일정한 성공의 지표로 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산의 투입이 정말 얼마만한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양산지역에는 특성화고(전문계고, 대안학교)가 한 군데도 없다. 그러다 보니 타 지역의 특수목적고(과학, 외국어, 국제, 예술, 체육, 해양 등), 자율고(자율형 공사립고)에 진학하는 학생뿐 아니라, 특성화고로 진학하는 학생까지 보태져 양산교육지원청에서 주도하는 ‘내 고장 학교 다니기 운동’이 현실적으로는 ‘네(남의)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서부양산에서 264명이, 동부양산(웅상)에서 220명 도합 484명, 거의 500명에 가까운 학생이 타지로 진학을 했다. 상위권 학생은 특목고 등 외부로 100명 정도가 나간 것으로 보이며, 400명 정도의 학생이 특성화고로 빠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

매년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여전히 양산의 교육에 대한 신뢰가 명확히 담보되지 않아 타지 학교를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이로써 양산은 3년 연속 고등학교 미달 사태가 벌어졌으며, 올해는 서부 양산에서만 고등학교 정원에서 148명의 학생이 모자라는,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대규모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사립의 경우에는 몇 년 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교사 정원 축소의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이렇게 양산 전체적으로는 고교 정원에 미달되는데도, 작년에는 10여명의 학생이 고입에서 떨어지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주로 여학생에 비해 학력이 떨어지는 남학생이 탈락되었다.

작년에도 지역언론을 통해 말한 바 있지만, 400명 정도의 학생이 특성화고로 빠져 나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앞으로 신설되는 학교는 특성화고가 되어야 하며, 각 학교별로 특성화교실을 병행하는 종합고 형태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당장 그렇게 조치하지 못하여 외부로 유출되는 학생을 줄일 수 없다면, 학급당 인원수를 줄여 대규모 고등학교 미달 사태라도 막아야 할 것이다. 매년 똑같은 상황의 반복은 교육 행정의 무능을 방증하는 것이다. 양산시와 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처가 있어야 한다.

한편, 학교 무상급식 범위를 읍면지역 병설유치원, 초·중학교에서 읍면 고등학교까지 확대하고 동지역 초등 4~6학년도 포함시켰지만, 이 또한 고등학교 입시 지원의 불균형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구도심에 해당되어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지역인데도 단순히 동지역이라는 이유로 무상급식에서 제외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상황이 양호한 신도시 지역은 읍이라는 이유로 무상급식에 포함되는 역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이 또한 하루 빨리 시정되어야 할 교육 불균형 중의 하나다.

또한, 지역 인재 유출 방지와 지역 교육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양산시 인재육성 장학재단의 장학사업의 경우도 저소득가정 장학사업을 제외하고는, 중학교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고등학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장학사업의 근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곧, 지역 고등학교로의 진학을 전제로 하여 주어지는 ‘양산사랑 장학금’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양산시와 교육지원청의 다방면의 대처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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