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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신흥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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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사 가는 길

안창민 기자 ijcenter@ysnews.co.kr 입력 2013/01/22 10:25 수정 2013.01.23 12:05
우리 고장 스토리텔링-양산을 읊다



 
↑↑ 이신남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사무국장
2007년 연암문학상 수상
논술지도교사
시집 <바다 네가 그리우면>
 
신흥사 가는 길


먼 옛날 갈대지붕 엮던 사람들처럼

강물이 흐르면 길이 길을 떠난다

하늘과 구름으로 우산 쓴 길이

나처럼 힘들게 걸어간다

사람이 떠난 집들

누군가를 기다리는 자세로 쓰러지는데

길은 오르막이었다가

하염없이 가을을 쏟아 내리는

신흥사에 이르러

다시 사람의 마을로 내려간다

땅을 나온 무덤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청춘의 끝에 이른 것처럼

길이 우산을 접고 신흥사 뜨락에 앉는다

고요는

굽이굽이 걸어온 나와

바위를 나온 돌들을 에워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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