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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화 월간 <모던포엠> 신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회원 공저 <바람결에 묻어온 너의 편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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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50분
양산행 전철 안 여자가 졸고 있다
한때 무성했을 정수리 속살을 드러내고
아침나절 푸르던 셔츠는 빛을 잃은 지 오래
미처 떼지 못한 출입증 목줄인 양 매달려 있다
동원, 금곡, 호포역을 스쳐가고
전철이 요동칠 때마다 꺾인 고개가 위태롭다
손가락 끼운 시집 한 권
여자는 선 졸음 중에서도
시인을 꿈꾸는가
종착역을 알리는 방송이 울리고
전철은 꾸역꾸역 사람들을 쏟아낸다
잠이 덜 깬 여자
떠밀리듯 세상 속으로 밀쳐진다
움츠린 어깨 너머로
천변 물억새
이른 추위에 입김을 불어대고
무리 잃은 왜가리 한 마리
지친 날갯짓으로 다시 비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