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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운용교수의 인도 비즈니스
현지 직원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2/05 10:14 수정 2013.02.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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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에서 꽃을 파는 남자, 인도인은 우리나라 사람처럼 체면을 중시한다.
인도 현지에서의 기업활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현지인 관리, 우리 습관대로 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인도인 현지직원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체면을 중시하는 인도인


채용 시 근무지침을 읽고 사인하도록 하라. 인도 직원을 채용할 때 복무규정을 제대로 숙지시키고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잘못된 습관을 고치려는 것 보다는 처음부터 방향을 정하고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제대로 심는 것이 좋다.

특히 인도인은 업무상 잘못을 해도 절대로 잘못했다고 시인하지 않는다. 따라서 나중에 몰라서 그랬다는 변명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도 채용 시 근무지침을 숙지시키고 이에 대해서 사인하도록 한다.

인도인은 서류에 사인하는 것을 상당히 꺼린다. 나중에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인이 인도를 지배하는 동안 사용하던 방법 중 하나다.

남이 안 보는 곳에서 잘못을 지적하라. 인도인도 한국인처럼 체면을 상당히 중요시한다. 따라서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이 보는 앞에서 야단을 맞으면 모욕당했다고 생각한다. 영국인이나 일본인 관리자들은 잘못을 지적할 때는 직원을 자기 방으로 별도로 불러서 조용히 야단을 친다.


상세한 지시와 반복 확인


지시할 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부내용까지 정확히 해라. 한국인 관리자는 업무지시를 대충대충한다. 국내에서는 같은 환경에서 같이 일해 온 직원들은 윗사람의 말 한 마디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안다.

그러나 인도인은 자라온 환경이나 문화가 다르다. 인도 직원들은 지시한 일만 수행한다. 따라서 명쾌하게 무엇을 하라고 하지 않고 한국인 직원한테 지시하듯이 대충대충 지시하고 다른 것은 알아서 하라고 하면 인도 직원은 아무것도 못한다.

한국인 직원은 지시한 일을 시행하는데 따르는 사소한 일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처리해 나가지만 인도 직원은 그러지 않는다. 그 사소한 문제에 대해 다시 지시를 받기 위해 일을 중단하고 기다린다.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처리해 나가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아서다.

지시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반복 확인해라. 인도 직원에게 지시 내용을 반복하게 한다. 알았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한다. 절대로 못 알아들었다고 대답하지 않는다. 따라서 알았냐고 묻지 말고 그 내용을 말해보라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지시와는 동떨어진 보고서가 올라온다.

사소한 일도 지시를 받으려는 것은 인도인이 타율에 젖어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사후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크다. 인도인들의 이러한 태도가 답답한 면도 있지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한국 직원들처럼 사소한 일로 생각하고 스스로 처리한 것이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 쁘라가티메단 전시장의 인도직원들 근무 모습


잘못에 대해 서면 경고장을


직원의 중대한 잘못은 기록하고 경고장을 주어라. 한국인 관리자는 직원이 중요한 잘못을 하면 큰 소리로 야단치고 나서는 끝에 가서 다음에는 잘하라고 어깨를 두들겨주는 인간미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다음부터 잘해야겠다는 직원의 경각심 보다는 오히려 기강해이를 가져오기 쉽다.

큰 소리로 야단치기보다는 조용히 불러 잘못한 점을 지적하고 자술서를 내게 하거나 회사 이름으로 경고장을 주어야 한다. 인도에서는 문서화하는 것이 큰 효과가 있다.

혹시 나중에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경우 경고장이나 잘못을 시인한 문서들이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인도는 노동조합이 매우 강하고 직원을 해고했을 경우 법원에 제소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때 이런 문서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대한 잘못이나 법규위반의 경우에도 함부로 해고하기 어려운 것이 인도다.

복무규정에 수당이나 급여삭감, 해고조건 등을 명확히 해라.

특히 시간외 수당 지급기준 등은 퇴직 후 법적으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큰 부분이므로 명확한 규정과 사후 기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실업율이 매우 높은 나라이므로 인도인들은 급여나 수당 삭감, 해고 조건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이러한 규정은 직원들의 근무 기강을 확립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 근린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인도 젊은이들
가정부 관리는 어떻게 하나


인도에 주재하게 되면 가정부(아야), 운전기사, 경비원(쪼끼다) 등을 고용하게 된다. 대개 먼저 근무한 한국인 가정을 통해 소개를 받거나 임차한 집 주인들로부터 소개를 받는다.

처음 인도에 온 한국 부인들은 대개 가정부한테 큰소리로 야단을 치거나 일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고 쉽게 갈아치운다. 심지어는 싸우고 나서 내쫓기도 한다. 물건이나 돈을 훔쳐갔다거나 일을 잘 안하고 게으르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지인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팁, 보너스, 가불금 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개인적인 고용일지라도 집에서 지킬 사항들을 간단히 계약서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회사 복무규정을 적절히 수정해 사용해도 무방하다.

가불금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인도 하층민은 아이들 학교 입학이나 집안의 큰 일이 있을 때 가불을 요청한다. 사정을 들어보면 딱하고 그렇다고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 줄 수도 없다.

가불한 후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가불금은 월급의 2배 정도를 한도로 지불하고 육개월 정도에 걸쳐 월급에서 공제하도록 한다. 가불금이 너무 많으면 매월 급여공제가 커져서 생활에 문제가 발생한다.

가정부ㆍ운전기사ㆍ경비원 관리는 인정만으로는 안 된다. 그들은 우리가 인도를 떠난 후에도 그곳에서 살아가야 한다. 측은하다고 여겨 그 사회의 질서를 깨면서까지 그들에게 잘해주면 나중에 우리가 떠난 후 더 큰 생활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한국 주재원이 떠난 후 그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인도인 운전기사나 가정부가 전보다 더 고생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가정부와 마찰은 사전 예방


가정부와 티격태격하지 않는 방법을 하나 더 알려준다. 외출할 때는 안방은 반드시 문을 잠그고 외출해라.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모두 안방에 두면 된다.

주부와 가정부와의 문제는 현금이나 귀중품의 도난이 대부분이다. 부엌에서 식품 등이 소소하게 없어지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나눠먹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 이운용

한국외대 인도어과
한국외대 지역대학원 정치학 석사
인도 첸나이무역관 관장
한국인도학회 부회장(현)
영산대 인도연구소장(현)
영산대 인도비즈니스학과 교수(현)
영산대 기획처장(현)
그런데 인도에서는 살 수 없는, 한국서 가져온 식품의 경우는 주부 입장에서는 없어지면 속이 쓰리다. 이런 중요한 식품류 몇 가지는 관심을 가지고 체크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인도 상층민들은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우고 다니기도 한다. 하인들의 손버릇이 나쁘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예 자물쇠를 채우는 것이다.

스스로 조심하지 않고 무엇이 없어지면 가정부만 큰 소리로 야단친다거나, 이런 문제로 해고하고 다시 채용하려고 하면 나만 피곤하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항상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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