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홍매화
김명관 / 양산시민신문 대표
정월 대보름 즈음
통도사 대웅전 앞 홍매나무는
몸살을 한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내 성장은 멈추지 않았고
기다림은 힘들지 않았다
지난 계절
동심원 나이테
겨우 하나 둘렀지만
거친 겨울바람도 서럽지 않았다
해지고 달뜨기를 삼백 예순 날!
단 하루도
찬란한 아우성은 없었다
그저
옆지기에 대한
그리움이 기다림이 되었을 뿐
내 형제 청매화!
오늘도 늙은 가지
빨간 핏방울 위로
어지러운 불심(佛心)들만 분주하다
찰칵! 찰칵!
나는 통도사 홍매화!
그대들 아는가
내 옆에 청매화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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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대웅전 앞 홍매화는 정월 대보름 전후로 핍니다. 이때 쯤이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모여들지요.
십 여일 남짓! 작가들의 등살에 홍매나무는 몸살을 합니다. 홍매나무 바로 옆 청매나무 한 그루 무관심 속에 서 있습니다.
사람이나 꽃이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죠. 존재감 없음은 더 슬픈 일이구요.
모진 비바람을 함께 참고 견디었는데…
언제 통도사 가시면 옆지기 청매화도 사랑으로 보듬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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