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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 도시안전과 디자인..
오피니언

[화요살롱] 도시안전과 디자인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3/05 11:30 수정 2013.03.05 11:30



↑↑ 이종식
양산대학교 조경디자인과 교수
시민 삶의 터전이 되는 도시공간에서 최우선해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그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다. 안전(safety)은 위험이 일어날 염려가 없거나 감수할만한 수준의 위험에 놓인 상태나 그렇게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도시에 있어서 안전의 확보는 시민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 보장에 가장 기본적인 요건 중의 하나이다. 최근 우리나라 도시에서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재해와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도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재해와 사고는 근본적으로 도시인구의  과다한 집중과 과밀에 기인한다.

도시의 안전은 사회구조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 사회(총 인구중 노인인구 7%)에 진입하였고,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각종 사건ㆍ사고로 인한 장애인의 증가(2011년 추정 장애인 수 약 268만명, 전국민의 5.6%), 다문화가정의 증가로 인한 외국인(2010년 외국인 주민등록인구 약 59만명,전국민의 1.2%) 등 재난이나 사고의 발생과 무관하게 도시가 보호해야 할 상대적 안전 취약계층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안전정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도시안전이 도시경쟁력 확보의 근간이자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시가 지향해야할 기본적인 가치 중의 하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도시의 패러다임은 과거 경제발전과 규모의 성장에서 최근에는 자연적, 인위적 사고나 범죄로부터의 안전에 기반을 둔 사회의 지속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안전의 개념도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과 복구에서 방범.방재 등 사전적 예방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니버설디자인과 같이 평상시 전 사회구성원의 활동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도시의 안전은 교통안전이나 산업재해, 식중독 등 식품안전까지 그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지만 도시정책 차원에서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재해로부터의 안전(방재), 범죄로부터의 안전(방범) 그리고 일반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의 안전(유니버설디자인)이 있다.

특히 이들은 분야별 정책의 수행 과정에서 디자인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과거 방재와 관련된 디자인은 건축물이나 시설물의 내진설계, 터널이나 교량의 화재, 사태 및 붕괴에 대비한 사면설계 등의 개념이었지만 최근에는 도시디자인이나 시설물의 디자인을 통해서 재난을 방지하거나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경감시키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과거 콘크리트로 마감한 하천변의 단순한 공터였던 유수지(저류지)의 경우, 최근에는 인라인스케이트 경기장(대전 노은지구), 대규모 테니스코트(일본 다마신도시), 체육공원(서울 반포) 등으로 디자인되어 방재 목적 외에도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훌륭한 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유니버설디자인이 마찌쯔꾸리(마을만들기)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하나가 될 정도로 도시계획 차원에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방범에 있어서도 CCTV의 디자인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mental Design)의 개념을 통해 도시의 방범기능과 디자인을 아주 효과적으로 접목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투시형 담장은 과거 담장이 기지고 있던 시각적, 물리적 차단의 기능에서 효과적인 감시와 동시에 범죄의 의도를 가진 자의 접근을 막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고 있다. 최근에는 담장, CCTV, 놀이터 등 시설물뿐만 아니라 도시설계, 단지계획, 건축계획 등의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CPTED개념이 적용되어 방범 차원의 효용성과 함께 심미적인 효과까지 제공하고 있다.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남녀노소, 능력과 장애의 유무에 관계없이 가능한 모든 사람에게 사용하기 쉽고 쾌적하고 알기 쉬운 제품ㆍ환경ㆍ정보 만들기를 특수한 배려를 더하지 않고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도시의 대규모 시설물에서부터 작은 일상용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늘 보아온 디자인이 안전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도시안전디자인은 실생활에서 공중에 대한 책임과 의무라는 인식 아래 실행될 수 있는 방재, 방범 및 일상생활에서의 사고나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공간 및 제품디자인을 주요내용으로 포함한다.

이 때, 도시안전디자인은 공공디자인의 드로잉이 아닌 시민들의 인식전환을 기반으로 하는 플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국민의 90%이상이 거주하는 도시공간의 안전은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요소에 대한 종합적 시각에서 시민들의 활동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도시안전디자인이 시민들의 지불의사와 연계되면 ‘안전+디자인’은 차세대 도시전략산업으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도시의 성장도 견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양산시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디자인 관련분야 정책들이 산ㆍ학ㆍ관ㆍ연의 연계를 통해 능력을 갖춘 디자인 전문인력의 양성, 디자인을 활용한 기업들의 부가가치 창출, 도시안전 확보 등으로 연결되어 양산시의 경쟁력 제고에 일조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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