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듯 느껴졌는데 어느새 봄이 왔다. 잇따른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거리엔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며 벚꽃이 봄 길을 물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벚꽃하면 진해, 경주 등을 떠올리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양산에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벚꽃을 즐길 수 있다. 곧 만개해 눈송이처럼 흩날릴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지역 내 명소를 소개한다.
물금읍 가족사랑 벚꽃길 걷기ⓒ
물금읍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장수)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제1회 물금읍 가족사랑 벚꽃길 걷기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걷기행사는 시도 9호선 3km 구간으로 물금읍 서부마을~증산마을 간 둑길에서 열리며 행사기간 동안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벚꽃길을 개방해 관광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달 30일 벚꽃길 걷기, 노래자랑을 시작으로 행복편지쓰기, 희망풍선 띄우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펼쳐지며 푸짐한 먹거리 장터도 운영한다.
또 매일 오후 5시부터 12시까지 야간조명등을 점등해 늦은 시간에도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장수 주민자치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낙동강 황산체육문화공원과 더불어 시도 9호선을 명실상부한 양산의 명물로 발전시키고 옛 황산지역의 명성과 문화를 되살리겠다”며 “처음 개최되는 걷기행사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용연초 용연벚꽃축제ⓒ
하북면에 있는 용연초등학교 교내 운동장도 4월이면 100여년쯤 살았을 법한 나무 아래로 만개한 벚꽃이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는다.
용연초는 다음 달 5일 오후 6시부터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용연초의 자랑인 100년 수령 노거수 벚꽃나무 아래 펼쳐지는 용연벚꽃축제는 올해로 15회를 맞이했으며 지역사회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총 3부로 진행되며 벚꽃아래 온가족의 꿈이 담긴 등을 전시하는 1부 ‘등 축제’, 2부 교육 공동체가 한마음이 되는 ‘어울림 한마당’, 3부에서는 축제 참여자간 ‘정을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특히 2부 ‘어울림 한마당’에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멋들어진 풍류를 즐길 수 있는 강강수월래를 진행할 예정이다.
용연초 관계자는 “벚꽃이 만개한 교정에서 등불을 밝혀 가족의 소원을 빌고, 축제 참여자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며 지역주민이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벚꽃으로 더 아름다운 철길 원동역ⓒ
진해에 경화역이 있다면 양산엔 원동역이 있다. 원동역은 미술사학자 유홍준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낙동강을 따라 삼랑진에서 원동마을을 거쳐 물금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이라고 얘기했던 바로 그 철길이다.
코레일로부터 테마관광역으로 지정된 원동역은 사계절 꽃잔치가 펼쳐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원동역은 벚꽃이 아름다워 매년 봄이 되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역내를 가득 메운 벚나무에서 봄바람을 타고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에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진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석양으로 잘 알려진 원동역은 역 옆으로 흐르는 낙동강에 비치는 석양의 아름다움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원동역 인근 대표적 관광지로는 배내골이 있으며 양산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천태산은 환상적인 낙동강 낙조를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원동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토곡산은 곳곳에 아름다운 암릉을 감추고 있어 산을 타는 재미와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자연미를 안겨 준다.
또 삼랑진 가는 길목에는 천태산 용연폭포 등 크고작은 폭포가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삼랑진에는 딸기축제를 앞두고 도로변에 먹음직스러운 딸기판매점이 즐비하다. 삼랑진 양수발전소와 철교는 또 다른 볼거리다.
사람 손으로 가꾼 호포희망공원 ⓒ
호포희망공원은 동면 가산리 일대에 조성된 소공원이다. 이곳은 인근 호포마을 주민들의 휴식공간일 뿐 아니라 금정산 고당봉에 오르는 등산객들이 쉬어가는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호포희망공원의 특징은 온전히 사람손으로 조성된 공원이라는 점이다. 중장비가 오르기 힘든 산자락에 위치한 탓에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돌을 옮기고 나무를 심어야 했다. 이 때문에 잘 정리된 공원이기보다는 자연스레 형성된 자연공원같은 느낌을 주는 희망공원은 봄에 공원 곳곳에 심은 벚나무가 만발하면 한폭의 영화와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시원한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 들곤 한다.
희망공원으로 가는 길은 부산 북구 화명동에서 국도35호선 양산방향으로 향하다 호포역을 지나면 ‘호포새동네길’이라는 표지가 나온다. 그 표지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와 주차장을 지나 우회전해 호포역 쪽으로 가다보면 굴다리가 나온다. 굴다리를 통과해 올라가다 보면 마을입구에 있는 정자가 나타난다. 정자를 끼고 왼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희망공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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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안창민 기자 ijcenter@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