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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소금> 사순절에 십자가를 더 깊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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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사순절에 십자가를 더 깊이 생각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3/26 11:28 수정 2013.03.26 11:28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어느 유명한 선생님 밑에 여러  제자가 있었다. 그 중에 정말 형편없는 제자가 한 명 있었는데, 학문을 위해서라기보다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불쌍해서 있게 해줬다. 이 제자는 분위기를 자주 깨뜨리곤 했다. 말썽을 일으키고 공공연하게 선생님을 욕하기도 했다. 한 번은 결정적으로 떠나야 할 만큼 큰 잘못을 저질렀다. 그러나 선생님보다 오히려 다른 제자들이 그 제자를 쫓아내지 않으면 자신들이 나가겠다고 했다.

그때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밑이 깨진 항아리에 물을 가득 담으라고 했다. 어떤 제자들은 자기 배 위에 항아리를 놓고 물을 담아봤지만 무게에 눌려 채울 수 없었다. 다른 여러 가지 방법도 동원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제자들이 포기할 때 선생님은 마침내 항아리를 연못에 던지라고 했다. 제자들이 연못에 던지자마자 깨진 틈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가 항아리는 물로 가득 찼다. 그제야 제자들은 선생님의 뜻을 알았다.

그 날 밤 말썽 많던 제자가 찾아왔다. “왜 저를 그렇게 사랑하시는 거예요?” 선생님이 되물었다. “낮에 깨진 항아리가 어떻게 물이 채워졌느냐?” “연못에 던질 때 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나는 깨진 항아리 같은 너를 내 마음에 던졌단다”

우리 인생은 깨진 항아리다. 그래서 채우고 채워도 이 세상 어떤 것으로 채울 수 없는 갈증이 있어 예수님은 십자가 보혈의 연못에 우리를 던졌다. 때로는 나도 포기한 나를 예수님은 포기치 않고 사랑과 보혈의 연못에 던져 다시 품으셨다.

이번 주간은 기독교의 사순절의 절정인 고난주간이다. 올해 사순절은 참회의 수요일인 2월 13일부터 3월 29일 성금요일까지 계속된다. 주일을 계산하지 않고 40일간 이어지는 사순절은 325년 니케아회의에서 결정돼 교회 역사에 깊은 뿌리를 내린 중요한 계절이다. 초대교회 때부터 그리스도인들은 이 계절을 맞을 때마다 인간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희생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겠다는 의지들을 보여 왔다. 초대교회부터 중세교회에 이르기까지 이 기간에 성도들은 절식이나 금식을 하면서 주님이 당하신 수난의 의미를 되새겼다.

찰스 코펜 하이버는 “사순절을 우리가 어떻게 뜻있게 지킬 것인가?”에 대해 ①나를 괴롭게 한 자를 용서하고 ②외로운 자를 찾아가 위로하며 ③웃음을 잃어버린 세상에서 또는 웃음을 기다리는 자에게 웃음을 주며 ④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칭찬하며 ⑤부정적인 생활에서 긍정적인 생활로 바꾸어지게 하는 기회로 삼고 ⑥다른 사람을 친절한 마음의 자세로 판단하고 항상 말을 조심하며 ⑦하루의 일과를 하나님의 인도로 시작하여 하나님의 돌보심에 대한 감사로 끝내는 것이라고 했다.

필자의 교회에서도 고난주간에 아침 금식을 하고 급식비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구제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출장 갔다 돌아오는 아버지를 맞이하기 위해 집 안팎을 정리하는 자녀들처럼 주님의 부활을 제대로 맞이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 즉 정화와 성화의 시기인 것이다. 부활의 영광으로 가기 전에 골고다의 십자가 위에 예수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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