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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경숙 양산시의회 의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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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년이나 된 의료원을 하루아침에 폐업시키는 이유는 적자라서 그리고 강성노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든 게 돈벌이가 될 수는 없다. 시나, 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다 돈을 벌어다 주는가? 돈을 쓰는 기관도 있다. 공공병원은 다소 적자일지라도 운영을 하는 건 그런 차원에서 보면 된다. 노동조합에서 하는 말이 있다 “우리보고 강성노조라는데 참으로 쪽팔립니다” 작년 30여명을 명예퇴직시키고 8개월의 체불임금에 5년 동안 임금동결! 이게 진주의료원인데 강성노조라 할 수 있는가?
국민이 더 많이 아파서 자주 병원에 들락거려야 하고, 중병에 걸려서 더 오래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돈벌이가 되는 병원. 병원비가 얼마가 나올지 불안해하는 환자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런 검사, 저런 검사 과잉진료를 해야 돈벌이가 되는 병원. 그런 민간병원처럼 운영해야겠는가? 국민이 이렇게 아파야, 병원에 자주 들락거려야 그게 국가의 이익인가?
국가의 가장 큰 재산은 국민의 건강이다. 건강한 국민으로부터 노동이 만들어지고, 그 노동으로 국가는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민이 건강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국가의료정책의 방향은 예방의학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 예방의학은 민간병원의 돈벌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 병상은 OECD 국가 평균 75%에 비하면 꼴찌는 두말할 것도 없고 턱없이 낮은 10.4%다. 우리나라 공공병원이 적은 이유 또한 민간병원에 밀려서다. 이번 진주의료원의 폐업은 전국의 또 다른 의료원들의 폐업을 불러올 것이고 결국 의료민영화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고, 전국적인 이슈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사인 김용익 국회의원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지역의 공공병원은 의료의 중심”이라며 “지역의 공공병원이 든든해야 주민들이 과잉진료 과소진료 없이 가장 적정하고 표준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며 “현재의 건강보험수가체제에서 공공성을 지키며 표준적인 진료를 하면 반드시 적자가 나게 돼 있고, 어떤 경우라도 표준진료를 해야 하는 것이 공공병원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공공병원을 더 확충해서 국가의 가장 큰 재산인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내는 게 한 푼의 수익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홍준표 도지사는 알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의료인이다. 돈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해야 하는 국민의 생명이 있는가 하면, 돈 때문에 연장되어지는 국민의 생명도 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공공의료가 더 절실히 요구되는 건 돈보다는 생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