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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곰소항 풍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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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소항 풍경처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4/30 14:19 수정 2013.04.30 02:19
우리 고장 스토리텔링 <양산을 읊다>



 
↑↑ 정경남
열린시학 신인상 등단
삽량문학회 회장
양산시인협회 회원
 
덕계 사거리 농협 앞 오일장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있다 서해바다

곰소항에서 젓갈을 듬뿍 싣고와

이곳 비린내를 가득 풀어 놓는다

얼굴 까만 갯벌 닮은 부부

리어카의 배는 곰소항 풍경처럼

손님을 기다리며 묵묵히 떠있다

한 나절이 지나고 젓갈이 제 맛을 내는 시간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들이

멸치 떼처럼 몰려와 수수알 같은 붉은 알젓을

저마다 생의 무게만큼 저울질한다

그 옆 노점이 주인인 아주머니 파도로

휩쓸 듯 그 곳이 자기 자리라며 밀어내자

말없이 자리를 옮긴다

서른이 갓 넘은 젊은 부부

속 깊은 바다처럼 속을 잘도 삭히며

아낌없이 바다를 퍼준다

어둑어둑 저문 하늘에 천일염 같은 잔별이 뜨고

두 부부는 먼 바다를 향해 리어카의 배를 밀고

천천히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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