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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남 열린시학 신인상 등단 삽량문학회 회장 양산시인협회 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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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있다 서해바다
곰소항에서 젓갈을 듬뿍 싣고와
이곳 비린내를 가득 풀어 놓는다
얼굴 까만 갯벌 닮은 부부
리어카의 배는 곰소항 풍경처럼
손님을 기다리며 묵묵히 떠있다
한 나절이 지나고 젓갈이 제 맛을 내는 시간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들이
멸치 떼처럼 몰려와 수수알 같은 붉은 알젓을
저마다 생의 무게만큼 저울질한다
그 옆 노점이 주인인 아주머니 파도로
휩쓸 듯 그 곳이 자기 자리라며 밀어내자
말없이 자리를 옮긴다
서른이 갓 넘은 젊은 부부
속 깊은 바다처럼 속을 잘도 삭히며
아낌없이 바다를 퍼준다
어둑어둑 저문 하늘에 천일염 같은 잔별이 뜨고
두 부부는 먼 바다를 향해 리어카의 배를 밀고
천천히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