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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훈 경남교육포럼 대표 정치학박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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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전까지 학교 도서관은 방치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른 바 책 창고라고나 할까? 가끔 관심이 있는 선생이 부임하면 켜켜이 쌓여 있는 먼지를 떨고 일주일에 두어 번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을 빌려 주는 그런 정도의 도서관이 간혹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학교 도서관은 아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정독실을 연상시키며 무조건 조용히 해야 했던 학교 도서관은 이제는 아이들이 음악 감상도 하고, 친구들과 북까페에서 차와 음료수도 마시고, 시설이 잘 된 학교 도서관은 지역 주민들과 영화 감상도 하는 곳이 있다.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은 표정이 밝고 영혼이 맑다. 여기서만큼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듣고 싶은 음악을 헤드셋을 쓰고 듣고, 컴퓨터를 이용하여 들어가고 싶은 어떤 사이트도 들어간다. 이 안에서만큼은 아이들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평화롭게 노니다 간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필요하면 빌려 가면 되지 또 다른 뭐가 필요하냐는 것이 지금까지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도서관의 다양한 자료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없는 게 없다. 문제는 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잘 가려서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나눠주느냐의 문제이듯, 도서관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다.
다행스럽게 교과부는 이미 10년 전에 학교 도서관 활용의 좋은 콘텐츠로 도서관 활용 수업을 제시했다. 지금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기 바쁘게 학원으로 간다. 아이들이 도서관을 활용하는 시간은 점심시간이나 수업시간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여기서 도서관의 이용 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교육부는 ‘도서관 활용 수업’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도서관 활용 수업은 도서관에 있는 자료를 활용해 자기주도적 학습을 훈련하는 한 방법이다. 밖에서 보면 노는 것 같지만 이게 진짜 공부다. 필자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꼭 같은 단원을 다섯 반은 교실에서, 다섯 반은 도서관 활용 수업으로 진행하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도서관 활용 수업을 한 실험군이 교실 수업군에 비해 평균 13점이 높았다. 공부는 스스로 하고 싶을 때 잘 되고, 신이 나고 흥이 나면 더 잘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에게 동기만 부여하고 잘 하도록 여건만 만들어 주면 그만이다.
이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시면 도서관을 들러 보길 바란다. 되도록 그 곳에서 선생과 상담을 하고, 아이에게 그 모습을 보여 주길 원한다.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샘솟게 하는 상상의 바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