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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택 재경양산향우회 고문 효산의료재단 이사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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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아질수록 우울 상태가 되어가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건 그릇된 생각이다. 우울증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병할 수 있으며, 치료하면 반드시 낫는 병이다.
우울증에 걸린 고령자에 대한 치료는 현대의료 중에서도 발전이 뒤떨어진 분야이므로 특히 고령자의 우울증 치료는 시급한 과제가 돼 있다. 그들도 치료하면 행복한 기분을 맛볼수 있으며 온몸의 건강상태가 향상되게 마련이다.
우울증이 노화에 딸린 특징처럼 보이는 까닭은, 중년이 지나면 신경 전달물질을 생성하는 세포의 수효가 60%나 감소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우울제를 알맞은 시기에 사용하여 신경 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재조정함으로써 우울상태를 경감시킬 수 있다. 여러 가지 항우울제를 씀으로써 신경 전달물질이 균형 잡힌 수량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신체적인 병에 걸려 있는 고령자라도 알고 보면 우울증에 걸려 있는 수가 많다. 하지만 그들과 가까운 사람들, 심지어 의사까지도 그 우울상태를 몰라보는 수가 적지 않다. 환자가 행동으로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만 본능적인 욕망이 없어졌다든지, 기력이 없어졌다든지, 누구를 만날 의욕이 없어졌다는 태도를 보일 따름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고령자는 고독하고 편협해지기 쉽다.
이런 상태를 보이더라도 사람들은 그것이 별난 성격 탓이 아니라 우울상태라는 사실을 몰라보기 일쑤다. 나이가 들어서 성격이 까다로워졌다고 단정해버린다. 이것은 근래에 가장 흔한 항간의 오해라는 사실을 알아두자.
예컨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가져온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사별을 경험해도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 정신의학의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과 깊은 슬픔은 각기 다른 경로에서 솟아 나오는 서로 다른 성질의 것이라고 한다. 깊은 슬픔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처치의 한 부분으로, 개선약에 의해 간섭할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슬픔에 젖어있는 편이 적합할 때가 있으나, 사별의 슬픔이 여러 달 계속되는 것도 아니요, 그것이 곧바로 고독한 우울상태에 빠지는 것도 아니다.
제 자신이나 남의 우울상태를 모르고 있다가는 비극이 생긴다. 사실 고령자의 자살률은 다른 어느 세대보다도 높다. 또한 자살자의 90% 이상이 우울증이거나, 혹은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을 겸한 경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