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창시장 내에 신축 장옥이 들어서면서 기존 장옥 부지에서 장사하던 상인과 정식으로 장옥에 입주한 상인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중재해야 할 출장소와 상인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지난해 10월 서창시장 내 새로 지은 장옥 일부 구간으로, 기존 장옥 부지에서 장사하던 상인이 장옥 앞에 자리를 차지하고 물건을 쌓아두면서 장옥에 입주한 상인들과 영업권 방해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기존 상인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해당 자리에서 장사를 해온만큼 자릿세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장옥 상인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다툼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욕설이 난무하는 등 험악한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정식으로 장옥에 입주한 김아무개 씨는 “주변을 통해 돈을 주면 나갈 것이라며 저와 옆 가게에 100만원씩을 요구했다”며 “싫다고 거부하니 그럼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중재에 나서야 할 출장소와 상인회는 “당사자들끼리 잘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시장 관례상 오랫동안 장사를 하던 자리는 기득권이 생기고 공공연하게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자리를 옮기는 것은 힘들다”며 “장사에 방해가 되지 않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자 했으나 기존 상인이 완강해 전혀 말을 듣지 않아 사실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출상소 관계자 또한 “현장을 방문해 해당 상인에게 양해를 구했으나 전혀 나아지지 않아 우리도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시장 운영권은 입찰을 통해 상인회에 위탁한 상태이므로 상인회에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타 지역 전통시장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상인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기존 상인이 쉽게 자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거나 원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의 관례와 이를 둘러싼 갈등을 방관하는 관련 책임자들의 태도 속에 생계가 걸린 상인들의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