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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옥곡산 자락으로 옮긴 군청 주변엔 식당도 없어..
기획/특집

옥곡산 자락으로 옮긴 군청 주변엔 식당도 없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5/07 11:25 수정 2013.05.07 11:25
양산의 어제와 오늘 ⑤ 남부동 군청 시대



↑↑ 남부동 옥곡마을로 옮긴 군청사 주변 모습(1988년)
1990년대 후반 신도시 건설사업이 추진되면서 양산은 제2의 도약을 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발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기만 했지 원래 지역의 중심이었던 중앙동지역이 이렇듯 쇠락할 것으로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혹자는 신도시 건설사업 초기에 원도심과의 단절을 가져온 단지계획을 비난하기도 한다. 양주초등학교 주변의 1단계 개발 당시 택지 분양을 용이하게 할 요량으로 중심상업지구를 뒤로 미루고 주택지부터 먼저 조성한 결과라는 것이다. 지금의 이마트 주변의 중심상가를 원도심과 인근한 1단계 지구에 배치하고 신도시와 구도심을 연결하는 대로를 개설했더라면 서로 공존하는 도시계획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 2007년에 찍은 시청사 주변 모습
원도심의 의미는 무엇인가. 양산시 북안남5길 21. 새 도로명으로 자리잡은 이곳은 중앙동주민센터가 있는 곳이다. 1996년 시로 승격되면서 중앙동과 삼성동, 강서동으로 분동되기 전까지는 양산읍사무소가 있던 곳이다. 또한 1983년까지는 군청이 자리했던 유서깊은 곳이다.

↑↑ 1960년대 북부동 옛 군청 앞길
도심이란 ‘도시의 중심부로 관공서ㆍ회사ㆍ은행ㆍ사무소 따위가 모여 있고 정치적ㆍ경제적 기능의 중심이 되어 가장 번창한 곳을 이른다’고 사전에는 나와 있다. 과연 그랬다. 1970년대 후반 양산읍 소재지의 소도읍가꾸기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도시 면모가 일신하기 시작했다. 북부동 군청시대는 과거 조선시대 동헌이 있던 일대여서 역사적 의미도 있었다.

↑↑ 2008년에 찍은 중앙동주민센터 앞길
양산초등학교에서 고개를 내려오면, 보건소(뒤에 문화원으로 바뀌었다가 최근 노인복지회관 건축을 위해 철거됨)가 있었고, 군청 본관과 민원실이 있었다. 맞은편에는 양산면사무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개인 사업장이 돼 있다. 군청과 담장을 경계로 경찰서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노인회 양산시지부와 장애인단체에서 회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아래에는 당시 군청 금고 역할을 했던 농협중앙회와 등기소가 자리했다. 이렇듯 북안남5길은 1980년대 초까지 양산의 행정 1번지였다. 그러다 보니 주변 음식점 등 상가는 호황을 누렸고, 북안, 장동 일대는 원도심의 터줏대감으로 위세가 등등했다.

↑↑ 남부동으로 이전하기 전 북부동 군청사(1970년대)
1983년 내무부로부터 지방관청 청사로는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았던 남부동 군 청사가 완공되면서 며칠간의 이삿짐 트럭이 줄을 이었다. 북부동의 편안한 동네를 떠나 황량한 옥곡산 자락에 둥지를 튼 군청은 소속 공무원들은 물론 민원인들로부터도 한참동안 원성을 들었다. 사진에서 보듯 주변에 만만한 식당이나 상점도 하나 없는 곳에 관청이 들어섰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자가용도 귀한 시절인지라 버스를 타고 출입해야 하는 시민들의 불편도 컸다.

↑↑ 1960년대 옥곡마을 주변 모습
그것보다는 북부동 주민들의 심리적 박탈감이 사실은 더 큰 문제였다. 오랫동안 양산의 중심부로 터줏대감처럼 행세해 온 이곳 토박이들에게는 군청의 이전이 상당한 충격이었다. 주변 상가들도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다른 공공기관들이 옮겨가기 전이라 그런대로 도심의 명맥은 유지했지만, 신도시 조성과 함께 소방서, 보건소, 교육청 등이 차례로 이전하고 끝내 경찰서마저 범어로 옮겨가면서 원도심의 쇠퇴는 절정을 맞이하게 됐다.

황량한 산 자락에 터를 잡은 군청은 13년 뒤 시청으로 승격하면서 발전하는 시세(市勢)에 걸맞게 문화예술회관과 의회청사 건물이 조화를 이루면서 서서히 ‘액티브 양산’의 면모를 갖추어 간다. 그러나 원도심의 전성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북부동 군청시대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 정동찬
양산향토사연구소장
그러나 2012년 3월 1일 양산시 제2청사가 개청되면서 주변지역을 비롯하여 원도심이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원도심은 역사의 흔적을 복원하여 옛날 양산의 모습을 시민에게 보여 줌으로써 역사적 자긍심을 느끼게 하면서 원도심의 특징을 부각시켜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양산읍성, 옛 동헌, 각종 누각 등을 복원하여 옛 양산의 모습을 살리는 것이다.

다행히 이번 보궐선거에 당선된 시의원이 선거 공약으로 원도심을 활성화하는데 온 힘을 다 하겠다고 했으니 기대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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