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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호 남강 역리연구원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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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끈의 정식 명칭은 인수(印綬)다. 조선시대 관리들은 결재용 도장(관인)을 잊어버리면 엄한 문책을 당해야 했다. 관인은 주로 관아의 공물이나 금전 등의 출납과 관계가 컸기 때문이었다. 인수라는 말은 도장 인(印)과 끈 수(綬)의 합성어이므로 고을 수령이나 관리가 그 관인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도포 끈에 묶어 다녔던 것에서 유래됐다. 한복이 생활에서 멀어지면서 인수라는 말은 지금은 듣기 힘들어졌다.
그러나 인수라는 말은 사주명리학계에서는 오행의 생극제화(生剋制化) 관계를 설명하는 중요 키워드이다.
인수는 나 자신(日干)을 낳고 키워주는 어머니 역할을 하는 오행을 말한다. 만약 나의 일간이 나무(木)라면 목을 생(生)하는 것은 불이니 바로 오행 중 불(火)의 기운을 나의 인수라고 한다. 나의 일간의 세력이 약할 때 인수 운이 오면 힘을 보태주니 일이 잘 풀리지만 나의 일간이 왕성할 때 인수 운이 오면 상황은 더 나빠지게 된다. 이때는 자신의 힘센 것만 믿고 의욕이 지나쳐 조급하고 무리한 추진을 하게 되니 큰 실책을 범하기 쉽다.
인수운의 또 다른 특징은 학문성(學問星)이다. 인수가 과거 급제를 알리는 교지나 문서에 찍히는 관인을 의미하므로 합격이나 취직, 승진운과 관계가 깊다. 초년에 인수운이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 된다. 반면 한창 공부를 해야 할 중ㆍ고등학교 때 재성(財星) 운이 오면 공부보다 오락이나 이성 친구에 빠지게 된다. 재(財)는 재물복을 의미하지만, 학생의 경우 놀이나 이성관계의 진전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최근 중간고사가 끝나자 자녀의 학업운에 대한 고민을 듣는 사례가 많아졌다. 심지어 공부 잘하게 되는 부적을 부탁하는 어머니들조차 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 있지 않으면 졸갑증을 낸다. 그러나 개성이 강한 이 시대에 강요와 억압으로 시키는 공부는 효과가 있을 리 없다.
초ㆍ중학생인 경우 학원에만 맡겨두지 말고 부모가 직접 챙기되 확인-설명식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귀찮겠지만 학교나 학원 숙제를 부모가 시간나는 대로 확인하고 몇 문제를 지적해서 그 문제의 답이 나오게 된 배경과 원인을 직접 설명하도록 시키는 방법이다. 설명이 부족하거나 조리가 없으면 해당 단원을 복습시킨 후 재확인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학생 본인이 학습의 주도권을 가지게 되니 자신감과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단, 대답이 느리거나 설명이 부족할 경우, 절대 윽박질러서는 안 된다. 제대로 설명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부모의 참을성이 이 방법의 성패를 가른다. 초ㆍ중학교 때 올바른 공부습관을 부모가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바로 백 번의 기도, 천 장의 부적보다 훨씬 영험 있는 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