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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말의 의미를 잘 알고 쓰자..
생활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말의 의미를 잘 알고 쓰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5/14 10:58 수정 2013.05.14 10:58




↑↑ 유영호
·시인, 수필가
·양산문인협회 회원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 맨 처음 얼굴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인상이 좋은지 나쁜지 또 여성이라면 아름다운지 미운지를 판단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얼굴성형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럼 왜 얼굴을 얼굴이라고 부를까요? 얼굴은 ‘얼’과 ‘굴’로 이뤄진 우리말입니다. ‘얼’은 우리의 정신을 뜻하고 ‘굴’은 구멍이나 골짜기를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의 정신세계를 조절하고 통솔하는 뇌가 있고 눈, 코, 입, 귀 등의 구멍이 자리한 인체의 부분을 얼굴이라는 말로 표현한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 얼마나 대단합니까?

그럼 이제부터 ‘얼’이 들어 있는 말을 알아보겠습니다.

어린이는 얼이 차츰 어리어 가는 사람을 말하며 어른은 얼이 익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또 어르신은 얼이 완숙하여 얼이 신과 같은 사람이다라는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말은 ‘얼’을 사람의 일생에 시기별로 나누어 부르게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얼간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얼이 간 사람을 말하며 어리석다는 얼이 설익어 어설픈 상태나 얼이 썩었다는 의미입니다. 어리둥절하다와 얼떨떨하다는 얼이 흔들려 정신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얼렁뚱땅은 얼김(정신이 얼얼한 상태)이라서 상황을 대충 넘기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어리버리하다라는 말은 정신이 산만해서 일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고 얼치기나 얼뜨기는 얼이 좀 빠진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며 매운 음식을 먹을 때나 술을 마시면서 하는 얼큰하다는 매운 맛이나 취기에 정신이 얼얼한 상태를 뜻합니다.
 
그리고 얼싸안다는 두 팔을 벌려 서로 껴안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그냥 단순하게 몸뚱이만 안는 게 아니라 서로의 마음까지 안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얼씨구 좋다라는 말은 아주 신명나게 좋다는 말로 ‘얼’이 씨가 있으니 좋다. ‘얼’이 살아나니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우리말에는 ‘얼’에서 비롯한 표현들이 무척 많이 있습니다. 그 ‘얼’은 우리의 정신세계입니다. 그러나 요즘 외모지상주의가 강한 세상이다보니 현대인들은 의학의 힘을 빌어 성형을 합니다. 그러나 ‘굴’을 고친다고 그 사람의 ‘얼’까지 고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굴’을 고치기에 앞서 먼저 ‘얼’을 고쳐야 ‘굴’이 빛나는 것입니다. ‘굴’을 고치면 잘생긴 얼굴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상대에게 태양처럼 환한 얼굴이 되지는 않을 것 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외모만 고치려고 하지 말고 우리의 정신, 즉 ‘얼’을 고쳐 태양처럼 빛나는 환한 얼굴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행복의 열쇠가 숨어있는 우리말의 비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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