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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현호 조은현대병원 비뇨기과 과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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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은 역사적으로 이슬람과 유대인들에게서 시행돼 왔고 19세기 말에 영국과 미국으로 전파된 후 영미문화권으로 확대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방 전에는 거의 시행하지 않다가 한국전쟁 후 미국의 영향으로 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포경수술을 하는 동기는 위생상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의학적인 이유로 신생아기에 시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샌프란시스코에서 2011년 포경수술 반대 단체가 ‘뚜렷한 의학적인 필요성이 요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포경수술을 금지한다’는 주민 발의안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까지 한국에서 포경수술 경향은 의학적 관점보다는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수술을 권하고 결정하고 시행하는 경향이 더 컸고 지금도 그러하다. 예를 들어 한 동네에서 ‘같은 또래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한다’고 하는 것이라든지,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자가 결혼 직전 직후에 ‘다들 포경수술을 받는데…’라고 걱정을 한다든지 해 포경수술을 받으러 오는 것이다.
최근 포경수술을 하는 동기를 의학적 관점으로 맞추어 가는 추세이고 그 의학적 관점은 감염과 관련해서다. 포경수술은 여러 연구에서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AIDS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를 말한다) 감염을 의미 있게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특히 남부아프리카에서 시행된 임상 시험에서 남성의 HIV 감염을 51~60% 정도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포피의 안쪽 면에 HIV가 감염이 잘 된다는 것까지 확인되는 해부학적인 근거까지 제시됐다. 그 외에 다른 여러 가지 성병이 포경수술을 통해 감염률을 낮춘다는 보고들이 많은데, 성기 단순포진(Genital herpes, HSV-2)은 포경수술로 그 감염빈도를 28~34% 정도로 감소시킨다는 연구가 있다. 또한, 자궁경부암이나 성기암을 유발하는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 의 감염 빈도가 포경수술을 한 남자에서 32~35%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고 포경수술을 한 남성의 여성 파트너에게서도 이러한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전염 빈도가 약 28% 감소한다고 한다. 그 외 여성의 세균성 질염의 위험을 약 40% 감소시킬 수 있으며 여성의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빈도도 약 48% 감소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는 주로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포경수술을 해 오다가 이제는 개인의 건강과 위생의 관점에 더 초점을 맞추어서 시행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포경수술은 여전히 ‘꼭 해야 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적어도 ‘의학적으로 포경수술을 할 근거가 없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개인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낫다.
한 가지 추가로 덧붙여 말하자면 포경수술의 적정 시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통증을 줄이자는 측면과 사회적 관점을 고려해 초등 5학년 정도부터 중학교 2학년 정도 사이에 포경수술을 하는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