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최성길 마리나음악학원장 | ||
ⓒ |
그때마다 아들은 어머니가 몸뚱이를 잡수셔야 한다고 바꾸려고 했는데, 어머니는 한사코 만류하시며 “생선은 머리 부분이 맛있단다. 그것을 어두진미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동태찌개를 먹을 때마다, 아들은 항상 몸뚱이를, 어머니는 항상 살도 별로 없는 머리만 드시곤 했다.
그 후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하여 어엿한 가장이 되어 시골 어머니 집을 찾았다. 어머니는 역시 동태찌개를 준비했고 또 옛날처럼 ‘어두진미’라며 동태 몸뚱이를 아들에게 내주었다. 그때 아들이 자기 찌개그릇과 어머니의 찌개그릇을 살며시 바꿔 놓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저도 이제 동태의 머리 부분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작 이 맛을 알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어머니!”
그 말을 하는 아들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 역시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어머니와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손을 맞잡은 채 울고 말았다.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갤러리에서 미술전시회를 하며, 거창하게 음악회를 개최하거나, 혹은 멋진 무용수가 음악에 맞추어 공연을 할 때 ‘예술이다!’고 말하고는 박수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어머니의 공연은 365일 똑같은 내용으로 연주한다. 그의 정성도 변함없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오직 자식을 위한 공연이기 때문이다.
나도 부모의 대한 사랑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본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봉사연주를 다니고 찾아가는 음악회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며 좋아한다. 그러나 부모님을 위한 사랑의 연주도 꼭 필요하다. 어머니의 연주는 요술도 아니요, 기술도 아니요, 정성이 담긴 감동의 예술 작품이다.
나의 삶에서 잘못된 작품을 만들거나 준비되지 않은 곡을 연주를 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본다. 좋은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예술이 아니라 좋은 마음을 연주하는 것이 예술인 것이다. 내가 스스로 잘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미술전시회도 클래식 음악이 배경이 되면 좋은 분위기가 연출되며, 독주회도 반주가 함께 하므로 멋진 연주가 완성되는 것이다. 나를 잘되라고 뒤에서 열심히 연주해 주신 분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요술이 아니다.
인생은 기술이 아니다.
인생은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