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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의학칼럼] 수족구병
오피니언

[의학칼럼] 수족구병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6/04 10:45 수정 2013.06.04 10:45



↑↑ 조규랑
아이조은아동병원 원장
감기는 많은 질환을 아우르는 질병이다. 백혈병도 첫 양상은 감기로 나타난 후 정밀검사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기를 자주 앓는 어린이를 접하는 직업인 소아청소년과의사는 그런 어린이들을 진찰하는 중에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뉴월에는 개도 감기를 아니 앓는다’는 속담은 5~6월에는 감기가 드물다는 의미와 이때 감기를 앓으면 독하게 앓는다는 것도 포함된다. 피부물집으로 시작되는 수족구병은 여름과 가을에 주로 생기는 고열이 생기는 감기 중 하나다. 최근 봄과 가을의 구분이 불명확해지는 것 때문인지 한여름이 아닌 오뉴월에도 수족구의 환자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수족구병은 한자 그대로 수(手), 족(足), 구(口)에 물집이나 발진이 생기는 것이다. 피부병변이 생기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아 단순 구내염이라고 판단했다가 손, 발에 물집이 보여 추가적인 진찰로 수족구병으로 진단될 수 있다. 그 이외에 드물게 엉덩이에도 생기며 아토피 같은 습진이 있다면 그 피부병변에도 퍼져 보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적인 피부병변으로 수족구병은 거의 혈액검사, 영상학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장(腸)바이러스이다. 이는 손을 씻지 않고 입으로 전해지는 경로가 가장 많고, 호흡기로도 전파된다. 여러 장바이러스 중에도 미국 뉴욕의 콕사키에서 처음 발견된 콕사키바이러스가 가장 흔하다. 매우 심한 수족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장바이러스71이다. 한 번 걸린 수족구는 다른 세부타입의 감염으로 다시 걸릴 수 있다. 드물게는 뇌수막염이 합병되거나 중요한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미 진단받은 수족구병이라고 해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진찰이 필요하다. 또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장바이러스라 할지라도 인두통과 콧물 등 호흡기 증상도 함께 올 수 있으며 볼거리와 비슷한 이하선염, 크룹, 모세기관지염, 중이염 같은 질환들을 일으키기도 한다.

3~6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수족구병에 걸리면 치료로 탈수와 발열에 대한 관리를 주로 한다. 입안의 점막 안에 수포가 터져 헐면 침을 흘리는 경우도 있고 물도 못 마시는 경우가 발생한다. 발열의 정도도 섭씨 38.5~40도로 고열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손과 발에 나는 물집과 발진은 가벼운 가려움을 유발한다. 통증은 없으며 흉터도 남지 않는다.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강해 보육시설이나 어린이집 같은 단체생활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특히 영유아들은 손에 든 물건을 대부분 입으로 가져가므로, 입으로 전달되는 경로에 취약해 수족구병에 쉽게 걸린다. 급성으로 진행된 전염성은 대개 1주일 정도 지나면 줄어들지만,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1~3주 배출될 수 있고, 인후나 위장관에서 주로 증식을 하기 때문에 장에서 검출은 2배 이상 긴 7~11주까지 지속될 수 있다. 현재까지 수족구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 그래서 눈으로 관찰되는 병변이 사라져도 감염을 막기 위해 손 씻기와 일반인 위생관리는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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