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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 일상의 걷기 - 건강지킴이..
오피니언

[화요살롱] 일상의 걷기 - 건강지킴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6/04 10:51 수정 2013.06.04 10:52




↑↑ 이종식
양산대학교 조경디자인과 교수
독일 하이델베르크에는 ‘철학자의 길’이 있다.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철학자 헤겔과 야스퍼스가 자주 찾았던 길이다. 특히 칸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이 길을 걸어 ‘칸트의 산책’이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유명한 이 오솔길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제주 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부터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산책길과 등산로를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우리 인간은 생애 80세를 기준으로 해서 평생 약 50톤의 음식물을 섭취한다고 한다. 그 50톤의 음식물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큰 원자로를 수 분 동안 가동시킬 수 있는 상당한 양이다. 인간은 이 에너지를 적절히 잘 소비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인은 섭취열량과 소모열량의 불균형으로 신체적 균형을 유지하지 못해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50개 항목 중 첫 번째가 바로 ‘많이 움직여라’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들은 많이 움직이지 않아 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건강도시를 지향하는 양산시로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걷기 운동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여러 운동 중에서도 걷기가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며 운동효과도 아주 탁월하다는 것이 여러 체육학자와 의사들의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미국의 항공우주의학연구소 책임자였던 쿠퍼 박사가 고안한 유산소 운동은 걷기나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활발한 신체활동을 통해 많은 양의 산소를 섭취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이 운동들은 누구나 쉽게,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으며, 경비가 적게 드는 반면 운동효과는 좋다는 장점이 있다.

노르웨이에서 시작해 독일에서 뿌리내린 TRIMM 130이란 생활체육 캠페인은 운동을 통해 맥박수가 분당 130정도 되도록 하자는 슬로건이다. 우리의 평소 맥박 수는 평균 60~80회 정도이지만,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밸 정도의 신체활동을 통해 하루에 한 번 평소 맥박보다 빠른 맥박을 유지해 혈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자는 것이 바로 이 캠페인의 핵심이다. 운동 강도, 운동 빈도, 운동 시간 등에 구애받지 말고 각자 편한 대로 하면 된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는 좋은 생활습관을 갖는다면 건강은 항상 자신의 곁에 둘 수 있다.

우리 몸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근육이나 관절은 전체의 약 3분의 1정도이고, 나머지는 신체의 유지, 생성 등의 목적으로 이용된다. 그 나머지 3분의 2는 의도적 운동으로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신체활동은 튼튼한 몸을 형성하고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준다. 사람의 몸은 25세를 정점으로 매년 1%씩 근력이나 지구력 등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50세가 되면 청년기 보다 25% 정도의 체력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각자 나름대로의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케이티 앨버드라는 학자는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는 책을 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차를 이용하지 말고 걷자는 의미가 담긴 책이다. 우리나라는 전국 방방곡곡에 삶터 가까운 거리에 아름다운 산과 강이 있다. 천혜의 국토 공간을 충분히 이용하여 아름다운 산길과 강변을 걷고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사색하고 신체에 자극을 더하여 건강한 몸을 유지하자.

프랭클린은 ‘건강은 자신에 대한 의무이며 사회에 대한 의무’라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이 걷기를 통해 건강해지고 삶이 풍요로워지길 소망한다. 걷기에 편리한 산책로와 도심 부근에 다양한 등산로가 있는 양산시민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양산천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양산천 하부와 연결되어 있는 낙동강변의 산책로와 자전거 길 등 기본적인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최근 계원사~내송~명곡마을을 잇는 둘레길로 개설된 9.5㎞에 달하는 동산장성(東山長城)길은 도심 근교 힐링 숲길로 시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나 등산로를 많이 조성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건강도시를 지향하는 양산시는 이러한 시설 확충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용되고 있는 통근이나 통학로와 쇼핑길 등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를 전반적으로 점검하여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미 개설되어 있는 보행로, 산책로, 등산로들 간의 연계성을 높여 일상생활에서 시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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