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새벽 대구에서 택시를 탄 여대생이 연락이 끊긴 지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전국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심야 귀갓길 안전대책 마련에 지자체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산에서도 이에 앞선 지난 4월 23일 한 괴한이 남부동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이아무개(19) 씨의 가슴을 만지고 달아난 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중부동에서 퇴근하던 손아무개(26) 씨가 강제로 추행 당하는 등 성추행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시와 경찰서는 경찰력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관계기관, 그리고 시민 등 범사회적 역량을 결집한 ‘치안 거버넌스(Governance)’ 개념의 안전대책을 수립해 안전도시 양산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야간 안전 대책 마련 총력
시는 안전 도시 구축을 위해 그동안 각 부서에 흩어져있던 안전에 관한 정책을 하나의 부서로 집중시켜 체계적인 안전 정책 수립과 운영에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기구 조정 계획을 마련하고 행정국을 안전행정국으로 개편함과 동시에 안전총괄 부서를 신설ㆍ운영한다.
특히 시는 ‘양산시 범죄예방 환경설계지침’을 통해 방어적 범죄 예방 정책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범죄 예방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미리 제거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446곳의 버스정류소 가운데 281곳에 야간 범죄예방과 버스 이용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LED 조명시설을 설치, 대중교통 이용 안전을 도모했으며 도심 내 가로등을 추가 설치함과 동시에 기존보다 2LUX 이상 밝기를 개선해 범죄 사각지대 제거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시는 경찰과 시민이 함께하는 민ㆍ관ㆍ경 주도의 다양한 치안 대책을 마련ㆍ운영하고 있다.
심야 귀갓길 시민이 함께한다
요즘 같은 흉흉한 세상, 심야 귀갓길 택시 타기도 망설여진다면 ‘청사초롱 귀가지킴이’를 이용해보자. ‘치안거버넌스’ 개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청사초롱 귀가지킴이’는 심야에 귀가하는 여성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등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야간에 시민이 귀가지킴이 서비스를 요청하면 해당지역 자율방범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송해주는 제도다.
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은 심야 시간(오후 10시~오전 1시)을 중심으로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기차역 등 대중교통시설 안내판에 기재된 전화번호로 요청하면 자율방범대 차량으로 해당 거주지까지 이송해 준다.
양산경찰서(서장 김주수)는 이번 서비스를 우선 심야에 인적이 드물고 주거지역과 멀리 떨어진 양산시내 대중교통시설 21곳에서 시행하고 추후 이용실적과 주민여론 등을 반영해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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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시는 ‘U-스마트 안심 택시’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지난달 29일 법인택시 대표와 노조 위원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U-스마트 안심 택시’는 승객과 택시 기사 모두에게 안심 서비스(탑승정보 SMS발송, 긴급알림, 택시정보조회 등)제공과 하차 시 유실물 확인 음성 멘트 기능을 통한 유실물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 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는 이달 말까지 수요조사를 마무리한 후 오는 10월부터 시범 운행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 손안의 경호원 ‘SOS 국민안심 서비스’
경찰서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위치정보가 전송되는 ‘112앱’ 등 ‘SOS 국민안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SOS 국민안심서비스’는 납치 등 위기상황에서 신고내용을 말하기 어려운 경우 휴대전화에 미리 저장된 단축키나 112로 신고를 하면, 신고 내용을 말하지 않더라도 사전 등록된 신고자의 신원과 위치를 확인해 범죄에 신속히 대처하는 시스템이다.
통신기기에 따라 원터치 SOS(일반 휴대전화), 112긴급신고앱(스마트폰), U-안심서비스(전용단말기)로 구분되며, 원터치 SOS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경찰관서에 방문해 신청해야 하며, 스마트폰 사용자는 112긴급신고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본인 인증 후 가입하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경찰서 김현욱 생활안전계장은 “범죄 예방을 위해 시민 스스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늦은 시각 통행을 하거나 외진 곳을 가는 경우 통화를 하거나 지인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남양산역에서 한 여대생이 친구와 통화 중 느닷없이 뒤에서 덮친 괴한에 의해 풀숲으로 끌려갔지만 갑자기 통화가 끊긴 것을 수상히 여긴 친구의 도움으로 아찔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김 계장은 “최근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 등으로 치안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안전한 양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와 경찰서, 시민이 함께 안전 도시 양산 구축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