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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호 ·시인, 수필가 ·양산문인협회 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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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많은 ‘나’가 모여 사는 땅을 ‘나라’라고 했고 ‘나’에게 담을 치게 되면 주변사람들이 모두 ‘남’이 되는 것입니다. ‘나’를 열어 놓으면 모든 것들과 소통하는 삶이되지만 ‘나’를 ‘ㅁ’으로 감싸 버리면 네트워크가 단절되어 남남이 되어버리는 이치를 상형문자처럼 보여주는 것 입니다.
‘좋다’와 ‘나쁘다’ ‘나’와 ‘남’, 이 말들을 풀이해보면 그 맥락은 한가지입니다. 우리말이 만들어진 이치가 다 그렇기 때문이지요. ‘좋다’라는 말은 조화롭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서로 잘 어우러지는 것이 좋은 것이지요. ‘나쁘다’는 ‘나’뿐인 상태를 말합니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남을 배려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이기심에 치우치는 것을 ‘나쁘다’라고 하는 것이지요.
또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날 때 ‘반갑습니다’하고 인사를 합니다. 또 좋은 일을 ‘반가운 일’이라고 하지요.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지만 그 뜻을 아는 분은 별로 없습니다. ‘반’은 어원을 보면 ‘한’과 관련된 음가로 이는 곧 ‘신’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반갑다’는 말은 ‘당신은 신과 같이 크고 밝은 존재입니다’라는 말인 것입니다. ‘반’으로 시작하는 우리말을 몇 가지 보면 ‘반’의 의미를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반하다 : 마음이 끌려 홀리다 반듯하다 : 비뚤어지거나 기울지 않아 훤하다 반반하다 : 반듯하고 예쁘장하다 반딧불 : 딱정벌레 과의 곤충이 꽁무니에서 환하게 밝히는 불빛 반들반들 : 사물의 표면이 매끄럽고 윤이 나는 모양 반짝반짝 : 빛이 잇따라 잠깐씩 빛나는 모습 바르다 : 휜 곳이 없이 곧다. 이와 같은 말들은 모두 밝고 바르고 온전한 속성을 표현한 어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갑습니다’와 함께 많이 쓰는 ‘고맙습니다’가 있습니다. 여기의 ‘고’는 높은 신을 뜻합니다. 그에 여성을 뜻하는 ‘마’가 붙어서 ‘고맙습니다’가 된 것입니다. ‘마’는 어머니를 뜻하고 어머니는 우리에게 사랑과 먹을 것을 주시는 분입니다. ‘고마’는 여성 중에 제일 높은 신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서로 먹을 것을 나누거나 도움을 받으면 ‘당신은 고마와 같은 분입니다’라는 말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쓰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