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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소금] 메가케로스의 비극..
오피니언

[빛과소금] 메가케로스의 비극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6/11 11:51 수정 2013.06.11 11:51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어느 예화 책에 나온 이야기다. 남편감을 파는 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이 백화점에 가면 마음대로 남편감을 골라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꼭 지켜야 할 규정이 하나 있는데, 이미 지나온 층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처녀가 꿈에 그리던 남편을 사려고 찾았다. 1층에는 ‘직업 있고 아이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진열돼 있었다. “괜찮군. 1층이 이 정도면 한층 더 올라가 볼 필요가 있겠어” 2층에는 ‘돈을 잘 벌고 아이도 좋아하며 아주 잘 생긴 남자’들이 진열돼 있었다. “아주 좋아. 더 올라가자” 3층에는 ‘돈 잘 벌고 아이를 좋아하고 아주 잘 생겼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는 남자’들이 있었다. “여기서 멈출 수 없어” 4층에는 ‘돈 잘 벌고 아이 좋아하고 잘 생겼고 집안일 도와주고 로맨틱한 남자’들이 진열돼 있었다. “맙소사! 4층이 이 정도면 5층은 상상을 초월하겠지” 5층의 안내문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5층은 비어 있음. 만족을 모르는 당신, 출구는 왼편이니 계단을 따라 쏜살같이 내려가기 바람”

인간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지구별 여행자’라는 책에는 라자 고팔란이란 사람이 식당을 경영한다. 자신의 식당에 들어온 손님이 음식 맛이 짜다고 투정하자 식당 주인 고팔란은 말한다. “음식에 소금을 집어넣으면 간이 맞아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소금에 음식을 넣으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소. 인간의 욕망도 마찬가지요. 삶에 욕망을 넣어야지 욕망 속에 삶을 집어넣으면 안 되는 법이요” 올바른 욕망은 사람을 향상시킨다. 욕망은 과학을 성장하게 만들고 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하고 지식을 발달하게 만든다. 그러나 사람이 욕망만 가지고 살고 욕망의 지배를 받으면 과학과 지식이 인생을 비참하게 만든다.

옛날 지구상에 거대한 뿔을 가진 메가케로스라는 사슴이 있었다. 이 사슴은 커다란 뿔을 최고의 자랑으로 여기며 살았는데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멸종하고 말았다. 뿔의 무게에 눌려 번식에 실패한 것이다. 또 화려한 뿔로 인해 도망가지 못하고 다른 짐승들에게 잡아 먹혀 종족을 퍼뜨리기도 전에 지구상에서 도태됐다. ‘자랑’과 ‘자부심’으로 여겼던 뿔이 비극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메가케로스의 뿔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 뿔에 눌려 다니는 사슴보다, 뿔은 볼품 없지만 자유롭게 뛸 수 있는 사슴이 더 행복하다. 그런데 “저 뿔이 없어 나는 불행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메가케로스보다 더 불행한 사슴이 될 것이다.

프랑스 물리학자인 레이몬드 루이스 플랑테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욕망에 매달리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싶어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끝없는 명예에 대한 욕심보다는 자족할 줄 아는 겸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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