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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 소통의 기술
오피니언

[화요살롱] 소통의 기술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6/11 11:55 수정 2013.06.11 11:55



↑↑ 이동성
영산대학교 총장비서실장
국제지역학 박사
우리는 최첨단 소통 기계인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살고 있다. 소통의 수단인 기계는 최첨단이지만 우리 사회는 소통을 꾸준히 외치고 있다.

지하철을 타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소통의 주체는 스마트폰의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삶을 100%로 간주하면 40%는 가정에서 보내고 40%는 직장에서 보낸다. 나머지 20%는 친구들이나 기타 여가를 통해 시간을 보낸다. 가정과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약 80%가 된다. 즉 사람은 가정에서의 생활과 직장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면 행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접하곤 하지만 다수의 직장인들이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직장을 그만두는 경향이 더 높다는 결과가 있다. 인간과 인간이 소통을 잘 하면 많은 부분의 갈등이 조정될 것 이다.

소통의 기술을 먼저 고전에서 성현들의 지혜를 찾아 보면 중국의 후한서(後漢書)에 ‘상경여빈(相敬如賓)’이라는 말이 있다. 부부는 서로 대하기를 손님처럼 하면 싸울 일이 적어 진다. 우리는 집에 찾아온 손님에게 최대한의 예를 갖추어 응대를 한다. 손님에게 예를 갖추는 것을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면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 한번쯤 경험해 본 일이지만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못해 앞에 서 있는 차를 박은 일이 있다. 이때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안전거리를 유지하면 유사시 크게 충돌할 상황에서 위기를 모면한 경우도 있다. 인간 관계에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예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가 높임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존중 받는 느낌을 받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방에게 화를 낼 때 높임말을 사용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소통을 위한 또 하나는 서(恕)의 원리를 깨닫는 것이다. 논어에 보면 공자의 제자 자공이 “평생토록 실천할 덕목이 무엇입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그것은 서(恕)다” 라고 답했다. 자기가 바라지 않은 것은 남에게 베풀지 말아야 하느니 즉 용서할 서(恕)는 ‘마음(心)이 같다(如)’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마음의 문은 안에서 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밖에서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다. 마음의 문은 안에서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다.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 중에 ‘Yes, But’ 대화 방법이 있다. ‘Yes, But’ 대화법은 상대방이 의견을 제시하면 먼저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회의를 할 때 상대방의 의견이 완전히 틀린 경우는 많지 않다. 대다수가 조직의 발전을 위해 의견을 제시한다. 의견을 제시할 때 부분적으로는 합리적 타당성 조건을 갖춘 경우가 많다. 이때 합리적 타당성 조건을 갖춘 부분을 인정해 정책에 반영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반대로 ‘But, Yes’ 대화법은 상대방이 의견을 제시하면 먼저 아니라고 부정을 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기분이 상하면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에서 아무리 합리적 논리를 주장해도 소통이 될 수 없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면 먼저 “네” 라고 수용을 하고, 의견이 다르면 “하지만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하여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상대방도 인정할 것이다.

사람의 성공과 실패는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 즉 성공한 사람들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대화와 소통을 잘 한다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는 내가 닥친 불행한 일을 해결 해 주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위기 때마다 좋은 인간관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것을 집단적 지적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아느냐 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그 분야 전문가를 알아서 조언을 구하면 보다 쉽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한나라를 통일하는 과정에도 잘 나타나 있다. 진(秦)나라 말기 항우는 개인적으로는 뛰어난 재력과 강한 군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제후들의 통솔에 실패했다. 이에 비해 유방은 그렇게 뛰어난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유방은 유능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잘 맺어서 집단적 지적역량을 갖추어 중국을 천하통일할 수 있었다.  

우리는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은 소통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유능한 사람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좋은 인간관계는 대화를 잘 한다는 것이다. 이때 대화는 화려한 말솜씨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만큼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갖느냐의 문제이다. 상대방으로부터 좋은 호감을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소통을 잘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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