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우리 고장 스토리텔링 양산을 읊다] 시명골의 환희..
오피니언

[우리 고장 스토리텔링 양산을 읊다] 시명골의 환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6/11 11:57 수정 2013.06.11 11:57




 
↑↑ 박현옥
<대한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창작문학예술인협회 정회원
양산시인협회 회원
시집 <사랑한다는 말로도>(2012)
 
타는 노을이 잠들면
그리움 품은 어둠이 내린다
사라진 시간이 시작되면
시명골이 빚어낸 또다른 빛깔


한 마리 학이 되어 고고하게 춤을 추는
무희를 보는 듯한 황홀함의 장막
애틋한 그리움을
허공에 뿌려내는 손끝은
비수(匕首) 되어
삶의 단면을 베어낸다


젖은 속눈썹은
다하지 못한 마음의 여린 슬픔
숨조차 쉴 수 없는
고요함을 연신 찔러대던 초승달은
가슴을 토닥여주고


저만치 비켜서서 숨죽여 지켜보던
바람은 마른 눈물을 닦아준다
장엄한 몸짓에 이미 심장은 멎어버렸다
어찌 빈 가슴으로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으라
감히 다른 색을 덧칠할 수 있으라
이미 그리움의 빛이 짙게 물들어 버린
멈춰진 완성작인 것을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멈춰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유리창 너머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수 밖에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