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 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 향기가 괸다
오래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 향기가 난다
복효근 시인
전북 남원 출생. 1991년 계간 ‘시와시학’에서 등단했다.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등을 펼쳐냈고 1995년 편운문학상 신인상, 2000년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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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아 시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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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식처럼 단순 반응하는 일상의 것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매번 일깨우는 시(詩)는 내 정신을 죽비로 탁탁 내리치는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