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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강제전학 둘러싼 해답 없는 대립..
교육

강제전학 둘러싼 해답 없는 대립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3/07/02 08:55 수정 2013.07.02 04:54
학교 “피해학생과 다시 만나게 하는 강제전학 못 받아”

교육청 “중학교는 의무교육, 문제학생 포용 자세 필요”







강제전학 문제를 두고 학교와 교육청 간 대립이 도를 넘고 있다. ‘문제학생 못 받겠다’는 학교와 ‘합의한 순번대로 받아라’는 교육청 간 불협화음에 학생들까지 동원되는 비교육적 상황이 만들어졌다.

지난달 27일 양산여중 교사들과 학생 100여명이 양산교육지원청에 항의 방문했다. 양산여중으로 강제전학 조치된 ㄱ 양 때문이다.

ㅅ중학교에 다니던 ㄱ 양은 학교폭력사건 가해자로 지난해 7월 ㅂ중학교로 강제전학 당했다. 1년도 채 안돼 또다시 학교폭력을 일으켜 지난달 25일 양산여중으로 강제전학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양산여중은 ㄱ 양과 함께 초등학교를 다니며 금품갈취 등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학생이 이미 50여명에 달한다며, ㄱ 양 전학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양산여중 교사들은 “강제전학이라는 것이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분리시켜 새로운 환경에서 변화를 이끌어내자는 것인데, 버젓이 피해학생이 있는 학교에 배정하는 경우가 어딨느냐”며 “교육지원청이 단 한번만 학교로 찾아와 피해학생에 대한 실태조사를 했다면 이같은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양산여중 학생들 역시 “그 언니가 온다는 소문에 전교생이 벌벌 떨고 있다”며 “곧 기말고사인데 수업에도 집중할 수 없고, 등하교 할 때도 겁이나 학교 오는 것이 무섭다”고 울먹였다.

이 상황에 대해 양산교육지원청 역시 단단히 화가 났다. 강제전학제도 도입 이후 이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양산 전역 학교가 순번을 정해 문제학생을 받기로 합의해 놓고, 이제와 받을 수 없다며 학생들까지 동원해 항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지난달 27일 오후 4시 30분께 양산여중 교직원과 학생 100여명이 양산교육지원청을 찾아 강제전학생을 받을 수 없다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양산여중 교직원과 양산교육지원청 장학사들간 고성이 오가 교육자들이 학생들 앞에서 비교육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양산교육지원청은 “지난해 중등교원협의회를 통해 양산지역을 2개 권역으로 나눠 강제전학생은 다른 권역의 학교로 순번에 따라 배정키로 약속했다”며 “특히 중학교는 의무교육으로 어느 학교든 반드시 그 학생을 포용해야 하는데 ‘우리 학교는 안된다’고 이렇게까지 항의하는 것은 공교육기관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양산여중 학부모들이 양산교육지원청을 찾아 항의한 바 있다.

학부모들은 “ㄱ 양이 교육지원청이 보호해야 하는 학생인 만큼 양산여중의 다수 학생들 역시 충분히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며 “오늘 아침에는 내 아이가 두려워 오히려 자신이 전학가겠다는 말까지 했는데 부모의 심정이 어떻겠느냐”고 반발했다.

양산교육지원청은 “지역 내 학교는 물론 타 시ㆍ군 학교까지 알아봤지만 순번이 아닌 상황에서 전학을 받아들이는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며 “ㄱ 양과 ㄱ 양의 부모님 역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으니 교육적 차원에서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자”며 학부모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받아라, 못 받겠다’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 ㄱ 양은 갈 곳을 잃은 상태다. 이전 학교에서는 이미 전학조치 됐지만, 양산여중에서 학급편성 등 학적이관을 하지 않아 ㄱ 양은 어디로도 등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고등학교 교장은 “순번까지 정해 맡기 싫은 학생을 억지로 떠미는 교육지원청도 문제지만, 자기 학교 학생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ㄱ 양과 ㄱ 양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지 않고 무조건 못 받는다고 이렇게까지 항의하는 중학교도 반성해야 한다”며 “학생의 장래와 연관된 문제이며 앞으로의 양산지역 강제전학 문제의 선례가 되는 만큼 ‘해답이 없다’는 딜레마를 감수하고서라도 원만한 해결책 마련에 두 기관 모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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