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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희 인공지능학 박사 영산대학교 대외교류처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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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를 추구하기 위해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며, 창의적인 인재는 융합형 인재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서로 다른 분야라 여겨졌던 분야들 간의 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과학과 예술을 융합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해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 발견이 창의적이어야 하며, 과학이 예술을 통해 더욱 인간에게 가까이 갈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이 과학을 이용하게 되면 더욱 다양한 표현의 폭을 가질 수 있다.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거의 예술적 소양이라 할 수 있는 어떠한 직관이나 상상, 가정 등에 기초한 것이 많다. 하이젠베르그는 우리가 미시적 입자를 관찰하려고 하면 그 관찰하려고 하는 의도가 알려고 하는 대상을 바꾸어 놓게 되어 결코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알 수 없다는 불확정성원리를 제시하였다. 이것은 직관과 상상력에 의하여 도출된 ‘혹시 이런건 아닐까’라고 하는 하나의 가정을 기초로 이루어진 것이며, 이러한 과학적 발견은 기존의 틀을 뛰어 넘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토마스 쿤은 이러한 것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불렀다. 위대한 과학자들은 깊은 예술가적 소양을 가지고 있었다 할 수 있다. 창조경제가 이러한 위대한 과학자들이 드물게 했던 일과 같은 성격의 일을 일상적으로 하자는 시도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과학과 예술은 그 표면을 보면 무척 다르다. 과학은 논리를 앞세우고 있으며 예술은 감성을 앞세우고 있다. 논리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의 형태로 표현돼야 하지만 예술은 공감하는 것이다. 그러나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과학과 예술은 모두 생각의 방식이라는 면에서 통합될 수 있다.
예술은 90년대 초, 마르셀 뒤샹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아 그 양상이 다양해졌다. 예술가가 직접 그리거나 만든 작품만이 예술이 아니라, 레디메이드, 즉 기성품을 놓고 여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예술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미디어 아트에서는 시간이나 차원의 문제, 가상의 문제와 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어떤 대상이 예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또한, 작가가 만들거나 설치한 무엇인가가 예술의 결과라기보다, 그것을 경험하는 관객의 경험이 궁극의 예술이라 하는 관점도 있다. 다시 말해 개념, 즉 생각의 덩어리가 예술이 되는 것이다. 예술은 감성이 스며든 생각의 힘이라 할 수 있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한다는 것은 이러한 생각의 차원을 결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과학의 도구로 예술을 한다는 기술적인 차원이라기보다, 그리고 예술적 창의성이나 감각으로 과학을 한다는 다소 막연하다 할 수 있는 목적을 가지기보다, 과학과 예술은 생각의 통합이어야 한다. 융합적 창의 인재는 이러한 생각의 힘을 가진 인재여야 한다.
좁은 의미에 있어서 디자인과 예술은 다르다. 그러나 큰 틀에서 예술과 디자인은 목적이 다를 뿐이지 과정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예술이 예술가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작업하는 것이라면, 디자인은 고객 등에 의하여 주어진 목표를 향해 작업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현대의 예술이나 디자인은 공통적으로 생각의 과정을 매우 중시한다.
현대의 디자인은 보기 좋은 것을 만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하여 기분 좋은 디자인, 조작이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는 디자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조작이 즐거우며 서비스를 받은 경험이 아름답도록 하는 경험디자인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와 같은 디자인의 다양한 양상은 다면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시각적 언어를 구사해야 하며, 사용의 순서, 동작과 상호작용의 절차와 같은 시간적 사고와 함께 현실과 가상, 그리고 사용자의 경험적 공간을 넘나드는 다차원적인 사고를 통하여 목적에 부합하는 간단한 하나의 맥을 짚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과학기술과 인문학 등 다방면의 지식과 함께 이들을 전방위로 엮어갈 수 있는 생각의 힘을 필요로 한다. 필자는 이것이 융합디자인 모습이며 이러한 인재가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전형적인 인재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창조경제는 가치를 보는 관점을 바꾸자는 것이며 새로운 경제의 판을 의미한다.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혁신적인 관점의 변화를 요구한다 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융합하는 저변에는 생각의 힘이 그 토대를 이루고 있어야 할 것이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하는 전형적인 산업 분야인 융합 디자인은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의 전형적인 모델로써 산업현장에 직접 작용하여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생겨나고 숨어있던 부가가치가 발굴되도록 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