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곡초 이전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학부모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경남도교육청과 양산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어곡초를 찾아 학교와 학부모, 동창회 등과 함께 학교 이전 관련 협의회를 가졌다.
어곡초는 환경문제로 학교 이전이 결정됐지만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2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 더욱이 곧 이전될 학교라는 이유로 학교시설환경에 대한 투자마저 끊겨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본지 484호, 2013년 6월 25일자>
이에 교육청은 이전 추진상황을 학부모에게 정확히 알리고 학교시설에 대한 실정을 파악해 시설개선 지원을 하기 위해 협의회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환경문제로 인한 학교이설 시 예산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며 “때문에 교육부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단조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원인이기에 일부 책임이 있는 지자체(경남도, 양산시)와도 재정지원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학교시설을 둘러본 후 시설개선에 대한 협의도 진행됐다. 학교는 본지에서 지적한 바 있는 복도마루 교체, 외벽 도색, 방과후교실 개ㆍ보수를 포함해 화장실 보수, 급수대 신설 등을 요구, 교육청은 우선순위를 정해 시급한 환경개선 사안부터 지원해 줄 것을 약속했다.
성경호 교육의원(양산ㆍ김해ㆍ진해)은 “환경으로 인한 이전 승인 학교는 어곡초가 최초지만, 타지역에서도 같은 사례의 이전승인 학교가 2곳 더 있어 관련 법 개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어곡초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켜주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에 학교시설 개선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여전히 학교이전에 대한 뾰족한 해결방안은 찾지 못한 채 “노력하겠다”, “기다려달라”는 얘기만 오고가 학부모들이 답답함을 호소했다.
강민서 학부모회장은 “시설개선에 대한 지원 약속은 고맙지만, 급식소나 체육관 등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굵직한 시설은 포기한 채 이전만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매년 70~ 80명의 아이들이 어곡초를 졸업하는데, 올해도 내년도 내후년에도 6년 내내 오염된 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해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