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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남 삽량문학회 회장 양산시인협회 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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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른다 잘라 버린다는 말 중얼거려 보면
흠칫 서늘하고 날선 말처럼 들리지만
그 말 속에는 연둣빛 새순 돋는다
잘라 버린다는 것
살을 베어야 하는 말이지만
잘라도 잘리지 않는 따뜻한 말이 있다
자른다, 잘라 버린다는 말에는
몸보다 마음이 더 깊이 들어 앉아
베어도 베어내도, 그 곳에서 초록 가지
무수히 돋아나는 사람의 나무가 자란다
한 몸이 되었을 때나 쓰는 말이라서
미처 정 들지 못한 사이에는
마음이 들고 나는 말이라서
그 말 속에는 굴참나무 한 그루 서있다
살다보면 그늘이 되는 말 같은
서로 등 기대고 앉을 수 있는
편안한 의자가 되는 말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