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초등학교 학생들은 학원차가 등ㆍ하교를 시켜주지 않으면 학교에 갈 수 없다. 걸어서 갈 수 없는 것은 물론, 버스를 타더라도 정류장에 내려 학교로 가는 길이 위험천만 그 자체다. 매달 14~15만원의 학원비가 부담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심지어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의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학생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학원을 다니고 있다.ⓒ
소토초가 학생 통학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위험천만한 통학로 때문에 걸어 다닐 수도, 버스를 이용할 수도 없는 학생들이 학원차량으로 등ㆍ하교를 하고 있다. 마치 학교가 사교육을 부추긴 꼴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소토초는 사방이 공단과 고속도로, 공사장으로 둘러싸여 수년째 학교 이전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학부모들은 산막일반산업단지 속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학교를 대석휴먼시아아파트 인근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양산교육지원청은 몇 년 전 교실을 리모델링하고 체육관을 신축하는 등 시설개선에 투자했기 때문에 당장의 이전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환경적인 요인으로 이전이 결정된 어곡초가 예산문제로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소토초 이전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
문제는 이렇게 갑론을박하고 있는 사이 오늘도 학생들은 ‘통학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토초 학생 269명 가운데 8명을 제외한 261명이 학원차량으로 등ㆍ하교를 하고 있다. 대다수가 1.5km 이상 떨어진 먼 곳에서 학교에 다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교 통학로가 도저히 초등학생이 걸어서 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2011년부터 시작된 산막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공사로 인해 통학로가 공사장이 돼 버렸다. 교문 앞까지 진행되고 있는 공사로 인도는 사라진 지 오래고, 임시 설치한 철제계단도 초등학생이 이용하기에는 상당히 위험하다. 더욱이 비가 오면 공사장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교문 앞이 흙탕물 범벅이 되기 일쑤다.
때문에 학교에 다니기 위해 하는 수 없이 학원에 등록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만들어 지고 있다. 게다가 기초생활수급자ㆍ한부모ㆍ법정차상위 가정 학생들조차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학원에 다닐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학교 이전 밖에 없지만, 당장 우리 아이들의 통학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양산교육지원청에 통학버스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양산교육지원청은 “현재 학교에 통학차량을 지원할 수 있는 경우는 인근 학교와 통ㆍ폐합을 했을 때밖에 없기 때문에 소토초는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도교육청과 지원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