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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 가족의사소통캠프를 다녀와서..
오피니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 가족의사소통캠프를 다녀와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07/23 09:48 수정 2013.07.23 09:49




 
↑↑ 이양숙
남부동
 
아이들과 남편의 문제점을 알고 고쳐보자는 얄팍한 생각에 가족의사소통캠프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남편은 2박 3일 일정이라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며 ‘1박 2일이면 충분할 텐데’하는 짜증 섞인 생각을 하고 아이들은 그저 놀러 가는 줄만 알고 모였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2박 3일 일정은 만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금ㆍ토ㆍ일 캠프 후 월요일이 큰아이 학교 시험이라 중간 중간 책 좀 보게 해야지 했던 엄마의 욕심은 캠프에 참여하면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날 가족소개를 할 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프로그램이겠지’, ‘무료로 진행하는데 얼마나 좋겠어?’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했던 제가 너무 부끄러웠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달았고 고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가족캠프를 통해 생전 안 해 보던 게임도 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가족연극도 참 좋았습니다. 요리라곤 라면뿐이던 남편이 ‘아빠는 요리사’ 프로그램에서 아이와 스파게티와 유부초밥을 만드는 걸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회사일이 힘들다며 자신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아빠들 이야기도 들으며 스스로 치유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캠프의 모든 프로그램이 다 좋았지만 함께했던 다른 가족의 생활을 보며 우리 가족과 다른 점을 알고 반성하며 변화하게 된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처음에 엄마의 강요에 끌려 온 것 같던 아이, 프로그램 내내 싫은 표정이 역력하던 사춘기 아이가 마지막 날 웃으며 인사하고 가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시큰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모든 가족이 3일을 함께한 시간 때문인 것 같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다면 감동은 절반이었겠죠.

캠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가족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알면서도 개인 또는 가족의 힘으로 치유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캠프를 제공해 주신 좋은 기회 덕분에 가족이 하나 됐고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참여할 때는 긴가민가하고 반신반의로 참여했지만 남편도, 아이도 무척 좋아했고 함께 만들었던 가정헌법은 식탁 옆에 붙여놓고 계속 되새김질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족프로그램을 열어준 양산시에 감사드립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선생님들의 따스하고 자상한 인간미에 심신의 편안함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인위적인 가식이나 억지로 하는 진행이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스함, 그건 새로운 감동이었습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이 많은 일을 일일이 계획하시고 세심하게 챙겨주시면서 늘 웃는 낯으로 대하시는 걸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게 도움이 됐던 이곳 양산시청소년광장에서 저 또한 도움이 되고자 봉사를 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남편과 아이들도 좋다고 하더군요.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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