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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항온성 동물로 사람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데 깃털 때문에 열 발산이 어려워 소나 돼지 등 다른 가축보다 더위에 매우 약하다. 이 때문에 양계농가는 더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양산시 닭 사육농가는 162농가. 말 그대로 ‘푹푹’ 찌는 불볕더위로부터 닭을 지키기 위해 전 농가가 밤늦도록 사투를 벌이고 있다.
18일 상북면 석계리에 있는 오경농장. 천장에 달린 대형 선풍기와 환풍기가 신선한 공기를 꾸준히 순환시켜주는 가운데 이마저도 역부족인 듯 실내기온이 30℃를 넘나들자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쿨러가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었다. 더위에 체내의 열을 발산시키기 위해 거칠게 호흡을 내쉬던 닭들도 평온함을 되찾고 모이를 쪼았다.
오경농장처럼 삼보농장도 자체적인 시설 개선을 통해 여름에 맞서고 있다.
삼보농장 신부연 대표는 “여름철에는 닭들이 더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평소보다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와 더불어 대부분의 농가가 슬레트 지붕을 판넬 지붕으로 교체해 복사열을 줄이고 현대적인 환기 시스템을 구축해 실내 온도를 신선하게 유지하는 등 시설 개선을 통해 여름을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신 대표는 “이전 같으면 요즘 같은 날씨에 하루에 100~200마리까지 닭들이 죽어 나갔지만 요즘 그런 농가를 찾기 힘들 것”이라며 “현대적인 시설과 농장주들의 다년간 노하우가 여름을 맞서는 농장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래식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는 농가에서는 축사 외부에 차광막을 설치하고 지붕에 시원한 물을 계속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여름나기에 한창이다. 푹푹 찌는 실외와 달리 실내는 서늘할 정도로 시원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 다른 재래식 농가는 무더위를 피해 아예 이 시기를 산란계 교체시기로 삼기로 했다. 비록 다른 시기에 비해 생육 속도는 다소 더디더라도 무더위가 한층 꺾이는 9월 초부터 산란을 시작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산란계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효율이 떨어져 일정기간 이후 닭을 교체해야 한다.
은성농장 서기은 농장주는 “무더위에 맞서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다년간 농장을 운영하면서 피해갈 수 있을 때는 피해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여름철에 맞춰 닭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여름을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예 낮과 밤을 바꿔 낮에 닭들을 잠들게 하고 밤에 조명을 밝혀 모이를 주는 방법 등 각 농장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한편 양산시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양계와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폭염대비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했다. 축사의 경우 환기, 통풍창확대 개방, 송풍기와 대형선풍기 가동, 지붕 그늘막 설치 등 사육시설 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사료의 변질, 병원성미생물 증식 등으로 소화기질환 등 질병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올해 장마와 폭염 등에 대비 가축의 생산성 향상과 쾌적한 사육시설 환경개선을 위한 환풍기와 에어쿨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산란계농가에 항스트레스제 1천200㎏을 지원하는 등 폭염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