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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제 취미가 뭐냐고요? “이용 봉사활동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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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취미가 뭐냐고요? “이용 봉사활동이요!”

안창민 기자 ijcenter@ysnews.co.kr 입력 2013/07/30 09:22 수정 2013.07.30 09:22
봉사활동이 취미가 된 한국이용사회 양산시 동부지부 회원들

자신의 재능 살린 봉사활동으로 보람은 물론 직업의식까지 UP




‘좋아하는 일이라면 되도록 직업이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원래 가졌던 일에 대한 즐거움만큼 회의를 느끼기 쉽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자신의 직업을 취미로 활용한다면 어떨까? 그것도 내 취미로 인해 세상이 한층 더 밝아진다면? 어렵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봉사활동이 취미인 사람들의 ‘재능기부’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처럼 수년간 자신의 재능을 통해 나눔의 행복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한국이용사회 경남지회 양산시 동부지부(지부장 이덕수) 이용 봉사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남들이 낚시, 등산 갈 때 저희는 봉사활동 가요

남들이 등산을 갈 때, 낚시를 갈 때 이들은 봉사를 하러 간다. 그것도 자신이 잘하는 재능을 살려 머리 손질을 하지 못하는 노인요양기관을 찾아 이용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매일 깎는 머리지만 이들에게 이날은 특별하다. 일이 아니라 ‘취미활동’이기 때문이다.

벌써 7년째 이용 봉사를 하고 있는 김미영(36, 맨헤어) 씨는 “등산동호인들이 등산을 취미로 모였다면 저희는 이용 봉사활동을 취미로 모인 거죠. 등산동호회에서 토요일이 산행 가는 날이라고 한다면 저희는 화요일이 이용 봉사하러 가는 날이예요”라고 말했다.

이두선(36, 이선헤어샾) 씨 또한 “특별히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친한 사람들과 어머니들 만나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생각 때문인지 봉사활동 가는 날이면 출근할 때보다 일찍 눈이 떠져요”라며 웃었다.

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활동 자체로 느낀 보람 이외에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이용이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용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 찾기 시작한 것이다.
가위질이 좋아 시작한 이용업이었지만 아무래도 ‘일’이다 보니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지칠 때도 많았다. 그러나 봉사를 하면서 처음 가위를 잡았을 때 느꼈던 이용의 매력과 즐거움을 다시 찾은 것이다. 

박춘희(45) 씨는 “취미 활동이란 게 아무리 힘들어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잖아요? 저희가 하는 이용 봉사활동도 마찬가지예요. 일이 아니라 취미라고 생각하니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다시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거죠”라고 말했다. 

취미라고 해서 책임감이 가벼운 것도 아니다. 현재 총 10명의 회원이 참가하고 있는 봉사회는 4~5명씩 팀을 꾸려 명동에 위치한 성요셉의 집과 웅상병원에서 첫째, 둘째, 셋째 화요일 중 하루를 골라 매달 한 번 이용 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갖는 휴일에 이용 봉사에 나서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최근까지 1만7천550여명에게 무료 이용 봉사를 실천해왔다.

이들의 이 같은 열정은 처음 이용 봉사를 탐탁지 않아 했던 성요셉의 집 김희정 원장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이전에도 성요셉의 집에는 미용학원 학생들이 봉사를 하겠다고 많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들이 가고 나면 어르신들이 일률적으로 잘린 머리를 보며 많이 속상해했다고. 특히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아 이용 봉사는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했단다. 그러나 동부이용지부 봉사회원들을 만나고 나서는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는 게 김 원장의 이야기다.

“어르신들 취향과 주문대로 머리를 다듬어 주시니 이발 후 서로에게 불평하시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서로에게 머리 잘 잘랐다고 자랑하시더라고요. 이제는 어르신들께서 각자 담당 선생님을 정하기도 해요. 또 그만큼 봉사하시는 선생님들과 정을 이어가고 싶어 하시고요. 특히 사비를 들여가며 한 달에 한두 번 쉬는 그날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봉사를 하러 오세요. 눈이 발목까지 빠지는 날에도 오시는 것을 보고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용하는 즐거움을 봉사의 기쁨으로

한편 이용 봉사 이외에도 동부지부는 매년 전 회원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홀몸 어르신을 비롯한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에 현금과 생필품 등을 기부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13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소년가장 다섯 명과 홀몸어르신 다섯 명에게 학용품과 쌀라면을 기부했으며 사회단체 두 곳에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 지부장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나눔을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봉사회원수가 지금보다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용기술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동부지부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 동부지부 전 회원이 취미란에 ‘봉사활동’을 써넣는 그때가 오기를 바라는 것은 꿈일까요?”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전 회원이 봉사하는 그 날을 상상하는지 웃음꽃이 만발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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