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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까지 양산에 도착해야 해서 일찌감치 집에서 나왔는데 울산에서 양산까지 한 시간밖에 안 걸린다. 분명히 고등학교 때는 진짜 멀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가까운 거리일 줄이야! 생각보다 빨리 나와 시간이 좀 남아서 시외버스터미널 앞 카페에서 창밖을 내다보는데, 왠지 방학 보충 때 집에 잠시오곤 했던 그때가 생각났다. 그 때의 햇살, 2주일 만에 집에 오느라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오던 그 때.
학교에 딱 들어오는 순간 뭔가 가슴이 뭉클했다. 정말 하나도 안변했다. 우리 학교는, 하나도 안 변한 채 여전히 푸르고 아름다웠다. 전국에서 가장 조경이 아름다운 학교 1위답게 여전히 정말 예쁜 우리 학교. 학교를 둘러보면서 아름다운 조경에도 물론 감탄했지만, 나는 오히려 복도나 3, 4층 사이의 테라스 계단을 보며, 마음이 울컥울컥했다. 왠지 자꾸만 그 장소에서의 17살의 내가 떠올라서 기분이 이상했다.
이번 모교방문의 목적은 ‘17살의 나를 찾기’였다. 그 당시 나는 어떤 고민을 했었고,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그때 내가 생각했던 지금의 나와, 정말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자연 속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그때의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했었다. 그때 그 궁금증에 대해 나는 얼마나 해답을 찾았을까? 비록 이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이번 모교방문을 통해서 나는 ‘마음의 머리보다 훨씬 더 좋은 기억력을 갖고 있다’라는 걸 느꼈다. 또한, 먼 훗날 만약 내 머리가 잊더라도 내 몸은, 내 마음은 그걸 잊지 않고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도록 마음에 좋은 감정과 기억을 많이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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