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산의 학교 엘리트 체육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야구는 전국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며 축구를 비롯한 여타 종목 역시 전국대회에서 심심찮게 순위에 들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계속 양산에서 운동을 이어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중학생 선수의 경우 지역에 고등학교 운동부가 없어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타지역으로 떠나야한다. 이에 시가 최근 엘리트 체육인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가운데 양산지역 고교 엘리트 육성의 필요성과 향후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양산시는 스포츠를 통한 도시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엘리트 체육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특히 학교 운동부가 없는 취약종목에 단계적으로 운동부를 창단키로 했으며 초등 또는 중학교까지만 운동부가 있는 종목의 연계성 문제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
이러한 방침을 따라 올해 축구부와 야구부, 육상부를 창단시키고 이후 수영, 레슬링, 여자배구 등도 고등학교 운동부를 창단키로 했다.
이를 위해 양산시와 양산시체육회, 각 운동 협회는 창단을 위한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일선 고등학교 관계자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부의 경우 양산시가 기숙사 설립과 운영비를 지원하고 한국야구위원회가 3년간 4억원의 창단지원금을 지원한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논의됐다.
축구부는 지원 방안과 더불어 창단 이후 선수수급 방안과 명문 축구부 육성을 위한 장기 계획까지 마련했다.
양산시축구협회 김한수 전무이사는 “학부모 회비를 줄여 집안 사정으로 인해 운동을 포기하는 인재들을 영입하는 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등학교 축구부만 창단 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축구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춰 명문 축구부로 이끌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육상 종목을 비롯한 기타 종목들 역시 고등학교 운동부 창단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운영방안 등에 대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고등학교 운동부가 실제로 창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각 협회에서 운동부 창단을 위해 여러 학교와 접촉 했지만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운동부 창단 실마리는 없나↑↑ 고등학교 야구부에서도 함께 하고 싶다는 원동중 야구부 선수들.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
현재 양산지역 체육협회는 모두 25개로 25개 종목 모두 고등학교 운동부를 창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같은 현실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 바로 양산시체육고등학교 설립. 체고가 신설될 경우 대부분의 종목을 수용할 수 있으며 특히 체육도시 위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체고 신설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100억원의 예산은 둘째치더라도 현재 양산시의 경우 고교 설립 계획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경남에는 경남체고가 있기 때문에 인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고등학교 운동부 창단의 가장 어려운 점이 일선 학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므로 이를 교장 공모제를 통해 극복하자는 의견 또한 제기되고 있다. 교장 공모제를 통해 고등학교 운동부 창단에 뜻이 있는 학교장을 선출하자는 것. 양산시의 경우 해마다 1~2개교에서 교장 공모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학부모와 지역 여론이 운동부 창단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체육회와 협회의 노력이 절실하다.
한 교육 전문가는 “교장공모제는 운동부 창단에 대한 학교장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며 “우선 지역여론이나 학부모 사이에서 운동부 창단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 할 수 있도록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1교 1운동부 정책을 양산시 조례로 규정하자는 주장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근거도 충분하다. <국민체육진흥법 제9조 제9조(학교 체육의 진흥)와 동법 시행령 제6조(학교 체육의 진흥을 위한 조치)>에 따르면 학생의 체력 증진과 체육 활동의 육성을 위해 학교가 취해야 할 조치로 운동경기부와 선수를 육성하고 지원할 것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전라남도에서는 학교운동부 활성화와 엘리트 선수 육성의 내실화, 지원체제 개선을 통한 학교운동부의 효율적 관리를 목적으로 1교 1운동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한 체육 관계자는 “시군별로 직장 운동부를 1개 이상 육성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처럼 학교마다 1개 운동부를 육성하도록 조례가 마련된다면 운동부 창단과 육성이 한결 쉬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는 예산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 운동부와 기업 간 1기업 1운동부 후원 협약을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인근 김해시의 경우에도 지난 3월 6개 기업이 지역 학교 운동부와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엘리트 체육 활성화를 위해 고등학교 운동부 창단에 관한 사항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1기업 1운동부 후원 협약 등 현실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지역에서 운동부 창단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